• 전국

[기고]충남 교육감선거, ‘이념’ 지고 ‘미래’ 떴다… '이념가' 아닌 '설계자'를 찾는다'

최태석 전 충청남도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박승군 기자

박승군 기자

  • 승인 2026-04-18 07:21

충남 교육의 미래를 결정할 2026년 지방선거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대립을 넘어 교육의 가치와 성과를 조화롭게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됩니다. 차기 교육감 후보는 데이터 기반의 정책 수립과 현장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교육 주체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교육 환경을 구축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치적 성향보다는 인구 절벽과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실무적인 통합 리더십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크기변환]사본 - KakaoTalk_20260418_063815505
최태석 전 학교운영위원장(사진=최태석 제공)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 교육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은 다시 한 번 '진보냐, 보수냐'라는 익숙한 구도로 수렴하고 있다.

그러나 이분법적 구호만으로는 교실의 현실을 설명하기 어렵다. 교육은 이념이 아니라 삶의 조건이며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라 공공의 미래를 설계하는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먼저 충남 교육에서 말하는 '진보적 성격'은 대체로 학생 중심교육, 평등한 교육기회, 인권 감수성, 창의성과 다양성 존중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접근은 획일적인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강점이 있고 농어촌 지역과 도시 간 교육 격차가 존재하는 충남의 현실에서 진보적 교육은 '기회의 형평성'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하다. 이상과 가치에 무게를 두다 보면 학력 관리나 기초학력 보장 같은 '결과의 책임'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

또한 정책이 현장의 교사들에게 과도한 행정 부담으로 이어지거나 실효성보다 명분이 앞서는 경우도 지적되고 있다.

결국 진보적 교육이 지속 가능하려면 '좋은 의도'만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성과'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반대로 '보수적 성격'의 교육은 학력 중심, 기초학력 강화, 교권 확립, 질서와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

이는 교육의 기본인 '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학교를 보다 예측 가능한 공간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교육의 결과를 비교적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신뢰 요소다.

하지만 보수적 접근 역시 한계를 피할 수 없다. 지나친 성적 중심 정책은 학생을 다시 경쟁의 틀로 밀어 넣고 창의성이나 다양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교권 강화가 자칫 권위주의로 흐를 경우 학생과의 신뢰 관계를 해칠 위험도 있어 '질서'가 '경직성'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

이처럼 진보와 보수는 서로를 대체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교육이라는 큰 틀 안에서 긴장과 균형을 이뤄야 할 두 축이다. 문제는 어느 한쪽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조합하느냐다.

그렇다면 2026년 충남 교육감 후보는 어떤 책임과 소양을 갖춰야 할까?

첫째, 이념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학력·격차·교권·학생 행복 등 다양한 지표를 균형 있게 읽고 감정이 아닌 근거로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현장을 이해하는 감각이다. 교실과 행정의 괴리를 줄이지 못하는 정책은 결국 실패한다. 교사·학생·학부모의 목소리를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는 '번역 능력'이 중요하다.

셋째, 책임 윤리다. 교육 정책은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지만, 한 번의 결정이 한 세대에 영향을 미친다. 인기보다 지속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넷째, 통합의 리더십이다. 교육은 사회 갈등이 가장 쉽게 투영되는 영역이다. 진보와 보수·도시와 농촌·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공통의 목표를 만들어내는 능력이야말로 교육감의 핵심 자질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봐야 할 것은 후보의 '진영'이 아니라 '설계 능력'이다.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느냐보다 그 철학을 어떻게 현실에 구현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보듯이 2026년 학부모들의 표심은 더 이상 색깔론에 휘둘리지 않는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유권자들은 '이념'이 아닌 '전문성'을 갈구하고 있다.

충남 교육의 미래는 구호가 아니라 균형 위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균형을 설계하는 일이야말로 교육감에게 주어진 가장 무거운 책임이다. 최태석 전 충청남도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