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6월 풍습인 '고로모가에'는 의류뿐만 아니라 침구와 커튼 등 생활용품을 여름용으로 교체하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문화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제철 매실로 우메보시나 매실주 같은 저장 음식을 만드는 '우매시고토'를 통해 건강을 챙기며 본격적인 여름을 대비합니다. 이러한 풍습들은 현대 사회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일본 특유의 정서와 생활 양식을 잘 보여줍니다.
먼저 고로모가에(옷갈아입기)는 계절에 맞춰 생활 속 물건들을 여름용으로 바꾸는 습관을 말한다. 일본은 예로부터 사계절이 뚜렷하기 때문에, 6월이 되면 겨울옷과 봄옷을 정리하고 여름 옷으로 교체한다. 특히 학교나 회사에서는 교복이나 유니폼이 여름용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는 옷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침구류와 방석 커버, 소파 커버, 커튼 등도 시원한 소재와 밝은 색감의 제품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겨울용 두꺼운 이불 대신 통기성이 좋은 얇은 침구로 바꾸어 습하고 더운 일본의 여름을 조금이라도 쾌적하게 보내기 위해 준비한다..
고로모가에는 단순한 정리정돈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바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라는 감각이다. 학생들은 반소매 교복으로 갈아입고, 집 안 분위기도 조금씩 여름답게 변해간다. 그런 모습을 보며 많은 일본인들은 "올해도 여름이 왔구나" 하고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한편 우매시고토(매실 담그기)는 6월에 수확되는 푸른 매실을 이용해 저장 음식을 만드는 계절의 손작업을 뜻한다. 한국어로 완전히 일치하는 표현은 없지만, '매실을 이용한 계절 준비'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장마철이 되면 일본의 슈퍼마켓에는 푸른 매실이 진열되기 시작한다. 가정에서는 매실청, 매실주, 우메보시(매실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큰 유리병에 매실을 담가두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우메보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 저장 음식으로 오래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우메보시(매실 담그기는 먼저 푸른 매실을 소금에 절이고, 이후 붉은 차조기를 넣어 색과 향을 더한다. 그리고 장마가 끝날 무렵 강한 여름 햇볕 아래에서 며칠간 말리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우메보시 특유의 새콤한 맛과 깊은 감칠맛이 만들어진다.
우메보시는 피로 회복이나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도시락이나 주먹밥에도 자주 사용되어 왔다. 신맛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성장한 뒤 어머니가 담가주시던 우메보시의 맛을 그리워하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
편리한 시대가 된 지금은 일본에서도 이러한 풍습을 하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부러 손이 많이 가는 일을 하며 계절을 즐기는 삶에 매력을 느끼는 젊은 세대도 늘고 있다고 한다.
장마의 시작과 함께 이루어지는 '고로모가에'와 '우매시고토'. 그 안에는 일본인이 오래전부터 소중히 여겨 온 '계절과 함께 살아가는 감각'이 지금도 조용히 살아 숨 쉬고 있다.
후지와라나나꼬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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