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6월 장마철을 상징하는 수국은 비에 젖을수록 선명해지는 색감으로 고즈넉한 사찰이나 마을 풍경과 조화를 이루며 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수국은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파란색부터 분홍색까지 다채로운 색을 띠며,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메이게츠인과 하세데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수국 명소로 유명합니다. 화려한 명소뿐만 아니라 장마철 시골길에 조용히 피어난 수국 또한 일본 특유의 운치를 더해주는 초여름의 대표적인 풍경입니다.
비가 내려 어두운 날, 촉촉한 공기 속에서 불편하게 우산을 쓰고 걷다 보면 파란색, 보라색, 핑크색 등 형형색색의 수국이 눈길을 잡는다. 작은 꽃잎들이 모여서 둥글게 피어나는 수국은 비에 젖을수록 색이 선명해지며, 꽃잎 끝에 맺힌 물방울은 은은하게 빛난다.
수국은 일본의 오래된 마을이나 사찰 풍경과도 잘 어우러진다. 오래된 돌계단이나 이끼가 낀 돌, 흙길 주변에 피어난 수국은 일본 특유의 차분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더욱 깊게 만들어 준다.
수국은 일본어로 '아지사이(あじさい 紫陽花)'라고 부른다. 한자를 보면 '보라색', '태양', '꽃'이라고 표기한다. 수국의 보라색, 파란색, 흰색, 핑크색 등 다양한 색은 토양의 질에 따라 색이 변한다. 토양이 산성일 경우 토양 속 알루미늄 성분이 녹아 수국의 뿌리에 흡수되면서 안토시아닌 색소와 결합해 파란색이나 보라색 꽃이 피어난다. 알루미늄 흡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빨간색에서 분홍 계열의 꽃을 피어난다.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 위치한 메이게츠인(明月院)은 '수국 사원(寺院)'으로 유명하다.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갈 때마다 양쪽으로 펼쳐진 파란 수국의 아름다움에 감동한다. 약 2,500그루의 수국이 피어나는 이곳은 일본을 대표하는 수국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같은 가마쿠라시에 위치한 '하세데라(長谷寺)사원'도 수국이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약 40종 이상의 수국이 2,500~3,000그루 있으며, 모양과 색이 다양한 수국을 볼 수 있다. 산의 경사진 곳에 수국이 있으며 수국 길이라고 불리는 산책로에서 바라보면 다양한 색의 수국이 비탈을 가득 펼치고 있다. 또한 전망 산책로에서는 가마쿠라 시내와 사가미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바다와 사찰 그리고 수국이 어우러진 운치 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수국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장마철 흐린 날씨 속 시골 오솔길에 조용히 피어 있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케다마찌꼬 명예기자(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40대 런린이 첫 마라톤 도전기] 자연 속으로 상쾌한 질주! 이 맛에 뜁니다](https://dn.joongdo.co.kr/mnt/images/webdata/content/2026y/06m/14d/78_202606150100087290003688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