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시용기간 중 본채용 거부 시 사업주의 유의사항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방원기 기자

방원기 기자

  • 승인 2026-05-26 10:31

신문게재 2026-05-27 19면

2025061001000555500023201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 일정 기간 업무 적합성을 관찰하기 위해 시용(試用)기간을 두는 것은 흔한 관행이다. 그러나 시용기간 중 또는 종료 시 본채용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실수를 범해 부당해고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업주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유의사항을 정리한다.

우선 시용근로관계의 법적 성질을 보건대, 시용계약은 단순한 채용 예약이 아니라 그 자체로 근로계약이다. 다만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된 특수한 근로계약으로서, 시용기간 중 또는 종료 시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본채용 거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준해 취급되며, 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또한 본채용 거부에 있어서는 실질적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물론 본채용 거부는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되지만,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판단 기준은 해당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이다. 단순한 주관적 불만이나 막연한 인상만으로는 부족하며, 따라서 대상자의 본채용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는 평소에 실무적으로 CCTV 영상, 상급자 보고서, 제3자 확인서 등 객관적 자료를 사전에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서면통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사업주가 가장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서면통지 의무다. 시용근로관계에서 본채용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거부사유와 거부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 구두로만 통지하거나, 평소 업무태도를 지적한 이력만으로 서면통지를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편 서면에 기재되는 거부사유는 근로자가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다만, 서면의 기재가 다소 추상적이더라도 사전 면담을 통해 근로자가 이미 구체적인 사유를 인식하고 있었다면 서면통지의 흠결이 보완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따라서 실무상으로는, 본채용 거부 시 반드시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되, 필요한 경우 면담을 병행해 근로자가 그 사유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판례도 해고통보서에 '조직 및 업무부적응, 업무태도 불량'이라는 최소한의 구체성을 갖춘 사유가 기재되어 있고, 원고가 피고 회사의 면담을 통해 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수습결과를 구체적으로 들었던 점까지 더해 보면, 피고 회사는 원고가 해고 내지 채용거부의 사유를 파악해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거부사유를 통지하였다고 판단한 바 있다(수원지방법원 2019년 2월 15일 선고 2018가합14420 판결 해고무효확인).

다만 이 경우 징계절차는 별도로 요구되지 않는다. 본채용 거부는 징계해고가 아니라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이므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절차(소명기회 부여, 인사위원회 개최 등)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취업규칙에 시용기간 적용을 선택적 사항으로 규정한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에 시용기간 적용을 명시하지 않으면 정식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보아 해약권 행사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이한 점으로서, 시용근로자라 하더라도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이 필요한 휴업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본채용 거부가 금지된다. 이 기간 중 이루어진 본채용 거부는 실질적 정당성과 무관하게 무효가 되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이상을 요약하면 이른바 실무적 체크리스트로서, 사업주로서는 본채용 거부 전 아래 사항을 반드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근로계약서에 시용기간 적용이 명시되어 있는가, 업무태도 불량 등 거부사유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보고서, CCTV, 제3자 확인서 등)가 확보되어 있는가, 거부사유와 거부시기를 기재한 서면을 교부하였는가, 업무상 재해로 인한 휴업 기간 중이 아닌가 등이다.

결국 시용기간 제도는 사업주에게 유용한 인사관리 수단이지만, 절차를 소홀히 하면 오히려 부당해고 분쟁의 빌미가 된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이다.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