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을 근거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 2,000원으로 요구하자, 경영계는 경영 악화와 고용 축소 우려를 들어 동결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는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논의 중이며, 향후 양측의 요구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인상 폭을 결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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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16일 노동계와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은 전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 2000원을 요구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인 1만 320원보다 1680원 오른 수준으로, 인상률은 16.3%다. 월급으로 환산할 경우, 250만 8000원(월 209시간 기준)으로 올해 215만 6880원보다 35만 1120원 더 많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시간당)과 전년 대비 인상률은 2022년 9160원(5.05%), 2023년 9620원(5.0%), 2024년 9860원(2.5%), 2025년 1만 30원(1.7%), 2026년 1만 320원(2.9%)이다.
양대 노총은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과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 생계비 반영되지 못하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고물가·고유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가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사회적 하한선"이라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 등을 들며 동결이나 낮은 수준의 인상 폭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경영계는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중동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내수 침체 장기화에 따른 경영 악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두 자릿수 임금인상은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대전의 한 기업인은 "100여 일 만에 종전 국면에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중동전쟁에 따른 여파로 제조원가 상승 압박은 여전하다"면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모든 게 오른 데다 내수경기도 계속되고 있어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아주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지속적으로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고, 기업들의 경영난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만큼 이번에는 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임금 체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은 노동시장 전반의 임금 기준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상 폭이 커지면 기업들의 인건비 지출에도 부담을 주게 된다"면서 "최근 스마트팩토리 등 공장 전자동화에 관심이 뜨거운데, 인건비 부담이 커질수록 기업들이 신규 채용보다 시설 자동화에 투자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4월 제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여섯 차례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여부는 제5차 전원회의에서 부결됐으며, 이날 현재는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후 노동계와 경영계의 최초 최저임금 요구안을 바탕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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