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 함께 지키자는 손길을 왜 의심하는가

부산=김성욱 기자

김성욱 기자

김성욱 기자

  • 승인 2026-06-25 00:07
김성욱 증명사진
사진=김성욱 기자
"함께 지키자는 손길을 적으로 오해하는 순간 공동체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국민과 국민이 서로를 경계하고 종교가 종교를 경계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등을 돌리고 종교적 기준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을 긋는다.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의심하는 일이 먼저 일어나고, 상대의 진심보다 소속과 배경을 먼저 바라보는 모습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누군가 하나가 되자고 손을 내밀면 그 의미를 살피기보다 의심부터 한다.

함께 지키자는 말을 빼앗으려는 말로 오해하고, 연대하자는 제안을 지배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인다.



결국 하나 되자는 사람을 향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때로는 공격의 대상마저 삼는다.

◆ 하나 되자는 말의 진짜 의미

국민이 국민에게 하나 되자고 하는 것은 서로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나라를 지키고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종교가 다른 종교에게 하나 되자고 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신앙을 빼앗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앙의 자유를 함께 지키기 위한 것이다.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그 뜻을 거꾸로 받아들인다.

지키기 위해 내민 손을 빼앗기 위한 손으로 오해한다.

함께 살자는 말을 지배하려는 말로 받아들인다.

결국 연대를 위한 제안은 경계의 대상이 되고, 보호를 위한 손길은 공격의 대상으로 바뀌곤 한다.

◆ 분열은 누구에게 이익인가

조직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조직과 서로를 의심하며 갈라지는 조직이다.

강한 조직은 완벽해서 강한 것이 아니다.

하나의 목적 아래 움직이기 때문에 강한 것이다.

반대로 약한 조직은 능력이 부족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무너진다.

국민이 국민과 싸우고 종교가 종교와 싸우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약해지는 것은 공동체다.

서로를 경계하는 동안 공동체의 힘은 흩어지고, 서로를 공격하는 동안 공동체의 목소리는 작아진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에 나타난다.

분열된 공동체는 스스로를 지킬 힘을 잃는다.

그리고 힘을 잃은 공동체 위에는 언제나 다른 누군가가 올라선다.

국민이 하나 되지 못하면 국민의 뜻은 힘을 잃는다.

종교가 하나 되지 못하면 종교의 목소리도 힘을 잃는다.

결국 분열은 공동체를 강하게 만들지 못한다.

분열은 공동체를 자유롭게 만들지도 못한다.

분열의 끝에는 공동체의 승리가 아니라 공동체의 약화만 남는다.

◆ 지금 필요한 것은 깨달음과 용기

지금은 무엇 때문에 하나가 되자고 하는지를 먼저 깨달아야 할 때다.

그리고 그 뜻을 이해했다면 용기가 필요하다.

의심보다 신뢰를 선택하는 용기다.

분열보다 연대를 선택하는 용기다.

하나 됨은 굴복이 아니다.

함께 지켜야 할 것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국민이 국민을 적으로 삼는 순간 국민의 힘은 약해진다.

종교가 종교를 적으로 삼는 순간 종교의 힘도 약해진다.

결국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서로를 향한 경계가 아니라 서로를 향한 신뢰다.

"함께 지키자는 손길을 적으로 오해하지 않을 때 공동체는 비로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