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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닿고 싶다

양홍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6-07-09 16:58

신문게재 2026-07-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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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가끔 대학 강단에서 현업인 특강을 한다. 주제는 미디어 문해력의 중요성과 공공기관 취업을 위한 경험담과 준비 방법을 전하는 것이다. 취업이라는 현실을 이야기하러 갔지만, 돌아올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세 가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는 힘, 살아가기 위한 공부, 그리고 블라인드 채용에서 중요한 것은 학벌이 아니라 직무와 연결된 경험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능력이라는 점이다. 어떤 곳에서는 학생들이 집중해서 듣고 적극적으로 질문한다. 반면 어떤 곳에서는 그저 강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듯하거나 가르치려만 하는 잔소리로 받아들이는 시선이 느껴진다. 내 강의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위기는 매번 달랐다. 쉼 없이 이어지는 수업과 과제를 감당하는 학생들의 현실도 이해하게 된다. 동시에 사람들의 관심을 붙잡고 무언가를 전달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하면서, 교수와 교사를 비롯한 수많은 교육자의 고충도 새삼 이해하게 된다.

강의실에서 느끼는 이 온도 차는 사실 우리 사회의 거대한 축소판이다. 사람과 사람이 의사를 전달하고 반응하는 과정은 수학의 연산처럼 정해진 공식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학에서 답을 구하기 전에 변수부터 살펴야 하듯, 실제 소통에서도 상대의 생각과 감정, 경험을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에는 "말은 오해의 근원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소통은 말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소통의 해법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 상대를 설득하기 전에 먼저 이해하려는 마음, 그 작은 시도가 갈등을 줄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젊은 애들 왜 저러냐." "꼰대들은 매번 저러냐." 세대 갈등은 시대를 막론하고 반복되어 왔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도, 답답하다는 한숨도 방향만 다를 뿐 똑같다. 흔히 세대 간의 갈등을 가치관의 차이라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가치관이 달라도 서로를 이해하는 경우가 있고, 가치관이 같아도 끝내 멀어지는 경우가 있다. 결국 갈등을 키우는 것은 말의 내용보다 그것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윗세대는 경험으로 말한다. "살아보니 이렇더라. 그러니 조심해라." 그 말 속에는 걱정과 애정, 그리고 시행착오를 물려주고 싶지 않은 진심이 담겨 있다. 때로는 조언과 경험담도 훈계로 받아들여진다. 아랫세대는 공감을 원한다. 자신의 이야기가 충분히 끝나기도 전에 해결책이 돌아오고,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이 이어질 때 벽을 느낀다. 반대로 윗세대 역시 답답함을 느낀다. 도움이 되길 바랐던 말이 잔소리로 돌아올 때, 그들 또한 묻는다. "어떻게 말해야 내 진심이 전해질까." 결국 양쪽 모두 같은 바람을 품고 있다.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닿고 싶다. 다만 방식이 어긋났을 뿐이다. 손을 내민 사람은 도움을 주려 했지만 상대는 간섭으로 받아들였고, 이해받고 싶었던 사람의 침묵은 거부로 읽혔다. 그렇게 작은 엇갈림이 쌓여 어느 순간 건너기 어려운 벽이 된다. 말이 상처가 되는 이유는 악의 때문만은 아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결국 같은 곳을 향해 걷고 있기 때문이다. 말을 건네기 전 잠시 멈춰 상대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었다면, 그리고 귀를 닫기 전 그 말속의 진심을 한 번만 더 들여다보았다면 어땠을까. 세대는 달라도 외로움은 같다. 결국 우리가 원했던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닿는 것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생각보다 닮은 모습으로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 모두 이해받고 싶었을 뿐이다. 당신도, 나도.
양홍석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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