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의회가 의장직을 둘러싼 여야의 자리싸움으로 15일째 파행을 겪으며 시정 감시와 예산 심의 등 의회 본연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었습니다. 의원들이 무노동 상태에서도 의정비를 정상적으로 지급받는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되자, 이를 방지할 제도적 제동장치가 없다는 점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방의회의 파행 반복을 막기 위해서는 의정비 지급 기준을 활동 실적과 연동하거나 원구성 법적 기한을 명시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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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기자 |
그 사이 의원들의 통장에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가 여느 달과 다름없이 입금된다.
갈등의 표면은 단순하다. 국민의힘은 전반기 의장은 민주당, 후반기는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론은 이를 '여야 대립'이라 부르지만, 정확한 표현은 따로 있다. '자리 싸움'이다.
물론 의장직 배분은 의회 내 권력 구조를 결정하는 문제이니 가볍게 볼 수 없다는 반론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협상이 시민의 일상을 담보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쪽의 논리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원구성 지연이 반복될 때마다 시민들은 같은 불편을 감수해왔고, 의원들은 같은 변명을 반복해왔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 오히려 더 무겁다.
현행법상 원구성 지연을 이유로 의정비를 제한할 근거가 없다. 의회가 스스로 기능을 멈춰도 세금은 정상적으로 지출된다.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상식적 원칙이 지방의회 앞에서는 무력해진다. 시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의원들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나쁜 결과를 막을 장치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것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실패다. 의회가 제 기능을 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작동하는 제도적 제동장치가 없다면, 정치적 교착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의정비 지급 기준을 활동 실적과 연동하는 방안, 원구성 지연 시 법적 기한을 명시하는 조항, 교착 상태를 강제로 해소할 수 있는 절차 등 제도 개선 논의가 더 이상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는 하나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행정에 새기는 것. 그 역할을 위임받은 기관이 출범 첫날부터 내부 협상에 발목 잡혀 있다면, 시민에게 돌아오는 것은 대표 없는 15일이다.
시민은 의원들에게 자리를 지키라고 권한을 준 게 아니다. 삶을 지키라고 권한을 맡겼다. 의장 자리가 누구에게 돌아가든, 그 자리에 앉는 사람이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당신은 지금까지 멈춰 있던 15일을, 어떻게 시민에게 돌려줄 것인가.
의회가 다시 열리는 날, 첫 번째 안건은 그 질문이어야 한다.
보령=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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