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 부산/영남

공공장소서 고사라니?… 포항 해수욕장들 안전기원제 물의

지역 내 8개 해수욕장 제사지내
市 해수욕장별 300만원씩 지원
"제사지낸 곳 가고 싶지 않아"
국내 기독단체 "대책 마련할 것"
부산.인천시 개장식에 무슨 제사

김규동 기자

김규동 기자

  • 승인 2026-07-15 15:55
사진
포항영일대해수욕장 개장 첫날 전경. 개장 다음날인 12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포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사진= 김규동 기자)
경북 포항지역 해수욕장들이 최근 개장식에서 안전기원제를 지내 물의를 빚고 있다.

영일대, 송도, 도구, 칠포, 월포, 화진, 구룡포, 신창 등 8개 해수욕장은 11일 안전기원제를 지내고 8월 23일까지 44일간 운영에 들어갔다. 개장식 예산은 포항시에서 해수욕장별로 300만원씩 지원했다.

포항시는 개장식에 앞서 지난 8일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개장식에 수신제(물귀신에 제사)와 어룡제(물고기에 제사)를 지낸다고 알렸다.

영일대해수욕장 상가번영회도 수신제와 어룡제를 지낸다는 현수막을 해수욕장 인도변에 걸어 홍보했다.



이들 해수욕장은 해수욕장 개장식에 돼지머리 등을 제사상에 올려 두고 물귀신과 어룡에 안전을 기원하는 안전기원제를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시민들은 "미신을 섬기는 어부가 개인적으로 출어를 위해 물귀신에 제사를 지낼 수는 있지만, 수많은 피서객이 찾는 공공장소인 해수욕장 개장식에 수신제와 어룡제를 지내서야 되겠느냐"며 어이없어 했다.

교인들은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우상숭배를 역겨워한다. 포항시민 중 10만 명 이상이 기독인이다. 이들이 혐오하는 제사를 왜 지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전문직 50대 직장인은 "국내 기독인이 1000만 명이 넘는다"며 "이들이 포항지역 해수욕장을 찾고 싶어 하겠느냐. 교회 집사라는 마음에 포항시장으로 뽑은 내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며 울분을 토했다.

중앙정보부 출신 80대 어르신은 "박정희 정권 때 펼친 미신 타파 운동이 기억난다"며 "21세기에 물귀신과 물고기에게 안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제발 현혹되지 말고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시와 함께 대한민국 해양문화 중심도시로 부상한 부산시와 인천시는 해수욕장 개장식을 갖지 않거나 안전기원제를 지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장해수욕장을 제외한 지역 해수욕장들이 개장식 없이 개장을 했다"고 전했고, 기장군 관계자는 "부산 해수욕장 중 유일하게 개장식을 했지만, 안전기원제를 지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 역시 "공공 해수욕장 개장식에 무슨 안전기원제를 지내느냐"며 "과거에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역 7개 해수욕장 중 3개 해수욕장에서 안전기원제를 지냈으나, 시장님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고, 영덕군 관계자는 "17일 해수욕장 개장식 때 안전기원제 순서가 있다"며 "군수님 참석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해수욕장 안전기원제와 관련, 국내 최대 기독단체 중 하나인 한국기독공공정책협의회 상임대표 김철영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은 "국내 기독교단체들과 연대해 어떤 형태로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포항=김규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