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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컨설팅) |
후배에게 조금 편안한 장소로 바꾸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미 예약을 마쳤고, 분위기가 좋은 곳이라며 양해를 구한다. 당일에 다섯 명 가운데 세 명만 참석했다.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 막걸리를 마시고 싶었지만 판매하지 않았고, 결국 소주를 몇 잔 마셨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는 나이지만, 막상 분위기 속에서는 쉽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다음 모임 이야기가 나왔다. 참석한 퇴직 선배가 자신의 원칙을 들려주었다. "퇴직하고 보니 경조사와 저녁 모임이 가장 부담스럽더군". 그의 원칙은 분명했다. 첫째, 3년 이상 함께 근무했고 최근 1년 안에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만 만난다. 둘째, 식사비는 3만 원을 넘기지 않는데, 이번은 예외였다고 한다. 셋째, 2차와 숙박은 정중히 사양한다. 듣고 보니 참 현명한 기준이었다.
한 끼 식사는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관계를 이어가고 삶을 나누는 시간이다. 그러나 관계를 위해 지나친 비용을 부담하는 일은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접대가 아닌 개인 저녁 모임이라면 적정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사람마다 형편은 다르겠지만 1인당 3만 원 안팎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비용이 부담스러울수록 모임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게 된다. 누구와 저녁을 함께 하느냐도 중요하다. 함께 일했던 동료와 선후배, 서로를 응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끼 식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필요할 때만 연락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만나는 관계라면 불편해진다.
식사 자리의 분위기는 더욱 중요하다. 서로의 근황을 묻고, 건강과 가족을 살피며,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는 대화가 오가야 한다. 참석의 의미를 잃은 자기 자랑, 과거 이야기만 이어진다면 즐거운 식사는 되기 어렵다. 관계는 비싼 식당에서 깊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형편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깊어진다. 부담 없는 식사와 따뜻한 대화가 오래가는 관계를 만들고, 결국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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