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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에서 만난 다산

김창수 도시공감연구소 소장 발간
현실정치에서 패배한 자의 굴기(屈起)보고 깊은 공감과 위안 느껴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26-08-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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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도시공감연구소 소장이 발간한 <오솔길에서 만난 다산> 표지. 사진=나남출판사 제공
"위대한 실학자 다산 너머 사람 냄새 나는 '인간 정약용'을 만났습니다."

김창수 도시공감연구소 소장이 <오솔길에서 만난 다산>을 발간한 뒤 이렇게 말했다.

김창수 소장은 "다산 정약용은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라며 " 『목민심서』를 쓴 실학자, 정조의 신임을 받은 개혁 관료, 수원화성을 설계하고 거중기를 개발한 발명가, 18년의 유배 생활 속에서 방대한 저술을 남긴 대학자 … . 그러나 익숙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늘 그를 이미 다 안다고 착각해 온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오솔길에서 만난 다산』은 '인간 정약용'을 찾아가는 책"이라며 "저는 다산의 고향인 남양주 마재와 강진 유배지,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넘어가는 오솔길을 걸으며 200년 전의 다산에게 말을 건넸다"고 말했다. 특히 "화양연화의 시절, '청년 다산'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학문의 불모지였던 강진에서 그 많은 책을 쓸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천주교에 대한 다산의 배교는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유배지에서 얻은 딸이 있다는 '남당사의 비밀'은 사실일까? 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 책은 다산이 삶과 학문의 길에서 남긴 시와 편지, 저술과 일화, 그가 머문 공간과 만난 사람들을 따라가며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며 "오솔길을 걷듯 그를 만나 따라가다 보면, 백성의 고된 삶에 아파하고 시대의 모순을 고뇌하며 새로운 세상을 꿈꾼 지식인, 실패와 고독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며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인간 정약용을 만나게 된다"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저는 대전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조선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며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추진위원으로 정계에 발을 디딘 후 민선 7기 대덕구청장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낙선을 거듭하던 어느 날, 다산 정약용을 만나 현실정치에서 패배한 자의 굴기(屈起)를 보고 깊은 공감과 위안을 느꼈다"며 "무엇보다 유배의 땅에서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민초들의 삶과 나라를 걱정하는 가슴 뜨거운 '인간 다산'에게 반했다"고 고백했다. 김 소장은 "그리하여 2018년 사단법인 도시공감연구소를 설립하고 인문학교실인 다산학당을 열어 대전에 소재한 대학들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학당을 운영하면서 다산을 알리고 있다"며 "이 책은 '당구풍월'로 쓴 것이고, 다산학당 목민반은 9기 수료에 이어 하반기에 10기생을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저는 이 책에서 인간 정약용의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드리고자 했다”며 “『목민심서』와 수원화성, 강진 유배와 다산초당은 다산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들이지만 이 몇 마디만으로는 그 글을 쓰고 그 시간을 살아 낸 정약용을 온전히 보여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 책은 다산이 직접 자신의 생애를 정리한 〈자찬묘지명〉과 신유사옥으로 숨진 그의 벗들에 대한 '묘지명 열전'에서 출발해 그의 여러 호와 시문, 가족에게 보낸 편지 등을 통해 그의 삶을 새롭게 읽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조와 새 시대를 꿈꾸던 청년 관료, 백성의 현실을 가까이서 목격한 암행어사, 하루아침에 정치적 기반을 잃고 강진으로 내몰린 유배객, 제자들과 함께 학문 공동체를 일군 학자이자 교육가, 유교와 불교의 경계를 넘어선 지성인으로서의 다산을 돌아본다”고 말했다. 또 “역병에 맞선 의원, 서예와 그림을 평한 미술평론가, 500여 권의 책을 기획 저술 편찬한 출판인, 차와 바둑을 즐긴 생활인으로서의 면모까지 두루 살펴봤다”며 “이 책에서 만나는 다산은 하나의 이름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다채로운 인물”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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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도시공감연구소 소장.
사진=김창수 소장 제공
김 소장은 “다산에게 묻고, 그의 삶에서 답을 찾고자 했다”며 “다산은 왜 가장 빛나던 자리에서 땅끝 유배지로 밀려났을까? 강진에서 보낸 18년의 '절대 고독'의 시간을 그는 어떻게 견뎠을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그리고 다시 기회를 힘으로 바꿀 수 있었던 내공은 어디서 나왔을까? 등 독자가 다산 정약용에게 품을 법한 궁금증을 따라 그의 삶을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이어 “정조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개혁의 중심에 섰던 시절부터, 정조의 죽음 뒤 정치적 몰락을 겪고 강진으로 유배된 과정, 사의재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다산초당에서 강학과 저술에 몰두한 시간까지 차근차근 되짚어봤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다산에게 유배지에서 얻은 딸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그는 천주교 신앙을 정말 버렸을까? 등 독자가 궁금해하지만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도 피하지 않았다”며 “이 책은 다산을 멀리 있는 위인이 아니라 오늘의 독자가 질문을 건네고 그 삶에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인물로 되살려 냈다”고 전했다.

이어 “백성의 삶에서 탄생한 다산의 학문세계를 들여다봤다”며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의 생애와 함께 그가 남긴 글을 함께 살펴봤는데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과 학문의 관계망 속에서 각 저술이 어떤 삶의 경험과 문제의식에서 태어났는지를 깊이 있게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이어 “암행어사와 지방관으로 일하며 목격한 백성의 고통, 유배지에서 마주한 가난한 사람들의 삶, 정치적 좌절 속에서도 놓지 않았던 개혁의 뜻이 그의 시와 저술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세유표』는 낡은 국가 제도를 새롭게 설계하려는 구상에서 나왔고, 『목민심서』는 지방관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탄에 빠진 백성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되었다”며 “『흠흠신서』에는 형벌을 신중히 적용하고 억울한 죽음을 막으려는 다산의 절박한 문제의식이 담겼는데 이 세 권의 저술은 관직 경험과 유배 생활을 통해 확인한 조선 사회의 모순에 대한 그의 구체적인 처방이자 실천적 응답이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 책은 다산이 무엇을 썼는지만이 아니라, 왜 그런 책을 써야 했는지를 보여 드리고자 했다”며 “저술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과 삶의 조건, 각 책에 담긴 현실 인식과 집필 동기를 함께 살핌으로써 다산의 방대한 학문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자는 그의 책들이 개인적인 학문적 성취가 아니라, 나라를 바로잡고 백성의 삶을 바꾸려 했던 한 지식인의 오랜 고민에서 태어났음을 확인하게 된다”며 “『오솔길에서 만난 다산』은 다산 정약용의 학문적 결과물을 소개하고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성취를 가능하게 한 한 인간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여 드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이어 “독자는 다산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며 시대의 모순에 맞서고, 좌절 속에서도 삶과 학문을 다시 일으켜 세운 정약용을 만난다”며 “그 만남은 오늘 우리의 삶과 시대를 돌아보게 하는 새로운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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