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는 가능하나 출발선과 종착점이 같지 않은 것이 지역 간 통합이다. 5극3특 전략과 맞물린 행정통합의 신호탄은 지난해 대전·충남에서 가장 먼저 쏘아 올렸다. 그러고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선수를 놓쳤다. 충청권이 전국 최초를 자랑하는 광역연합과도 경로와 방식, 대응 체계를 달리한다. 세종과 충남까지 포함하는 통합이 아니라면 박 지사가 언급한 '투트랙' 접근 방식이 옳은 이유다. 초광역 협력 관계를 다지는 것과 통합은 추진 동력부터 사실상 별개라고 봐야 한다.
세종과 충북이 대전과 충남의 행정통합에 이견을 보이며 발을 뺀 민선 8기의 경험칙이 있다. 대구·경북은 행정통합보다 낮은 단계의 광역연합은 성사시키지 못했다. '오직 통합'이 아닌 통합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 지역 내 격차 조정을 위한 산업 재배치 등 더 많은 과제가 기다린다. 자치권 특례 범위와 재정 지원 규모의 이견도 확실히 풀어 가야 한다. 주민투표 등 의견 수렴을 덮어둔 채 의지 하나로 시작한다면 논란부터 재점화될 수 있다. 어느 단계에서든 불거질 지역 간 이해 충돌과 소모적인 정쟁화도 넘어야 할 고비다.
법사위에 계류 중인 통합 특별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대구·경북과 보폭을 나란히 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박 지사의 뚜렷한 공통점은 통합의 원칙에 공감한다는 점이다. 그것만 믿고 구체적인 비전 제시나 잘 짜인 설계도 없이 밀어붙이다가는 이전처럼 정치·사회적 갈등만 키울 수 있다. 속도보다는 내실이다.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행정통합 연석회의가 그래서 필요하다. 행정통합 추진협의체 구성을 위한 대전과 충남의 실무 협의는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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