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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현장의 안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임문희 한국농어촌공사 구례지사장

신덕수 기자

신덕수 기자

  • 승인 2026-08-04 15:16
임문희
임문희 한국농어촌공사 구례지사장.(사진=임문희 한국농어촌공사 구례지사)
도로와 교량, 저수지와 배수시설, 농업기반시설은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사회기반시설이다. 완공된 모습만 평가받기보다,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도 중요하다. 그 과정의 중심에는 '안전'이라는 가치가 있다.

건설현장은 수많은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공간이다. 중장비가 움직이고, 고소 작업과 굴착작업이 이어지며, 계절과 날씨도 작업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 같은 기상이변이 일상이 되면서 기존의 안전관리만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까지 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현장의 위험은 대부분 특별한 상황보다 익숙함에서 시작된다. 반복되는 작업은 긴장감을 낮추고, 경험은 때로 방심으로 이어진다. "이번에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안전수칙을 생략하게 만들고, 작은 부주의는 큰 사고의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 안전은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기본을 끝까지 지키는 꾸준한 실천이어야 한다.

공사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빠른 공정이 아닌 사고 없이 공사를 마무리하는 능력이다. 아무리 공기를 단축하고 품질을 높였더라도 안전을 잃는다면 그 성과는 결코 성공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단 한 번의 사고는 근로자와 가족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기고, 지역사회와 기업에도 큰 손실을 준다.



최근 건설현장은 인공지능 기반 영상분석, 스마트 안전장비, 드론 점검 등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사고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안전을 완성하는 마지막 요소는 기술이 아닌 사람이다.

위험을 발견했을 때 즉시 알리고, 작업을 잠시 멈출 수 있는 용기, 동료의 안전까지 함께 살피는 책임감이 현장을 더욱 안전하게 만든다.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공사는 품질과 예산뿐 아니라 안전에서도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발주기관과 시공사, 감리단, 근로자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협력체계를 갖출 때 안전은 비로소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다.



안전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업 전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몇 분의 점검,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는 습관, 동료에게 건네는 한마디 주의가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실천이다. 이러한 작은 행동이 쌓일 때 안전은 규정이 아닌 문화가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고 이후의 대책보다 사고 이전의 준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미리 찾아내고, 개선하고, 함께 실천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현장은 더욱 안전해질 수 있다.

안전한 현장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본을 지키는 사람들의 책임감,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는 실천이 모여 사고 없는 일터를 만든다.

오늘의 작은 점검과 작은 실천이 내일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을 지켜낸다는 사실을 모든 현장이 함께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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