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 수도권

경기도 재정 비상…5,465억 줄여 민생 필수예산 지킨다

지방세 3천억원 결손 전망에 기금까지 바닥
노인돌봄·급식·청년·출산·의료 예산은 추가 확보

이인국 기자

이인국 기자

  • 승인 2026-08-19 11:24
사진4
세수 3천억 구멍에 기금도 소진…경기도, 5,465억 세출 구조조정(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세입 감소와 가용재원 부족이 겹친 재정 위기 속에서 5천400억원대의 기존 예산을 덜어내고 민생 분야에 재원을 다시 배분한다.

도는 재정 상황을 사실상 비상 단계로 규정한 가운데 노인 돌봄과 학교급식, 청년·농어민 지원, 출산·의료 등 도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은 최대한 지키겠다는 방향이다.

19일 도는 총 42조2,420억원 규모의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해 도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은 단순히 사업비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지출을 대폭 조정해 필요한 곳으로 예산을 옮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 세입 줄고 기금 소진…경기도 재정 '비상'

경기도가 강도 높은 재정 조정에 나선 직접적인 배경은 세입 감소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도세의 주요 세원인 취득세 등을 중심으로 지방세 수입에서 약 3천억원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누적된 채무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재정 부족분을 메우는 역할을 해온 기금 역시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기는커녕 기존 사업 가운데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지 않으면 재정 운용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게 경기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이번 추경을 '재정 확대'가 아닌 '재정 재배치'에 방점을 찍었다.

■ 5,465억원 감액…행정비용부터 사업비까지 손질

재원 마련을 위해 경기도는 행사성·일회성 사업과 유사·중복 사업을 비롯해 집행 시기와 규모를 다시 검토했다.

그 결과 기존 예산 가운데 5,465억원을 감액하기로 했다.

선거관리위원회 위탁금 미교부액 236억4,800만원을 비롯해 부곡 국지도 건설 보상비 190억원, 경기신용보증재단 출연금 163억5천만원 등이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도 내부의 절감 노력도 병행한다. 사무관리비 등 행정운영경비 222억원을 줄이고 3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업무추진비 4억원도 삭감한다. 필요성이 낮은 국외 출장과 연수는 중단하거나 최소화하기로 했다.

경기도의회 역시 국외여비 14억원과 인건비 9억원 등을 줄이며 재정 절감에 동참한다.

■ 줄인 예산은 민생으로…2,464억원 별도 투입

재정 지출을 줄이는 대신 확보한 재원은 도민 생활과 직접 연결된 분야에 집중한다.

도는 본예산에 담지 못했던 민생사업에 2,464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가장 큰 규모는 노인 장기요양 시설·재가급여로 1,234억원이 배정됐다. 도교육청의 유·초·중·고 학교급식비에는 584억원을 투입한다.

농어민기회소득 215억원, 청년기본소득 163억원, 결식아동 급식지원 75억원, 친환경 등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 35억원, 이동지원센터 운영 37억원 등도 포함됐다.

저출산 대응과 복지·의료 분야에도 863억원을 추가한다.

난임부부 시술비 223억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115억원,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60억원, 장애인 활동지원급여 30억원을 비롯해 의료급여 389억원과 국가예방접종 6억원 등을 반영했다.

도는 복지와 의료 분야에서 예산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막고 출산·양육에 따른 가계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 철도·도로도 '연내 집행' 중심 선별 지원

SOC 사업도 무조건적인 감액보다는 집행 시급성을 기준으로 옥석을 가렸다.

도는 철도·도로 분야에 298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연내 준공이 예정됐거나 토지보상 재결 등 올해 안에 집행해야 하는 사업을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42억원, 안성 공도~양성 도로 확·포장 41억원, 화성 우정~향남 도로 확·포장 3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 추미애 지사, 4대 비상조치로 재정 위기 대응

이번 추경의 출발점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선언한 '재정 비상상황'이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도의 재정 상태를 공식적으로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4대 조치를 제시했다.

첫째는 도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업무경비를 줄이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둘째는 낭비성 예산의 편성과 집행을 차단하는 것이다.

셋째는 공직 조직의 체질 개선이다. 재정 여건에 맞춰 행정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넷째는 세입구조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혁이다.

이번 제2회 추경은 이 같은 비상 대응 기조를 실제 예산 편성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어려운 재정 여건에서도 도민의 삶과 직결되는 필수 민생사업을 지키기 위해 전면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며 "한정된 재원을 꼭 필요한 사업에 우선 배분해 재정 비상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제2회 추경 예산안은 9월 1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에서 심의된다.

한편 도는 예산안이 확정되면 사업별 집행계획을 마련해 민생과 복지, 안전 분야 예산부터 신속하게 집행할 방침이다. 경기=이인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