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미영 작가는 9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서 기호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탐구하는 개인전 '당신은 어떤 기호입니까?'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은사시나무 톱밥을 활용한 입체적인 회화와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이 직접 메시지를 남겨 작품을 완성해가는 참여형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과 대중의 소통을 시도합니다. 작가는 익숙한 기호를 매개로 관람객이 각자의 경험과 기억을 떠올리며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유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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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일부터 청남대 대통령기념관에서 열리는 엄미영 작가 개인전'당신은 어떤 기호입니까?' 포스터./사진=엄미영작가 제공 |
이번 전시는 물음표와 느낌표, 말풍선, 숫자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기호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들여다보는 전시로, 회화와 혼합매체 작품은 물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함께 마련했다.
엄 작가는 평소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기호에 주목해왔다. 같은 물음표라도 누군가에게는 궁금증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망설임이나 의문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작품 속 기호 역시 하나의 의미를 정해두기보다는 보는 사람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다르게 읽히도록 했다.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가 은사시나무 톱밥이다. 나무를 가공하고 남은 톱밥을 화면 위에 쌓아 반입체적인 질감을 만든 뒤 그 위에 기호를 더한다. 자연에서 나온 부산물이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형태를 갖게 되는 과정 자체가 작품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 전시는 그런 엄 작가의 작업을 청남대의 자연과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대청호반의 숲과 산책로를 지나 전시장에 들어서면 실제 자연에서 만난 나무와 그 나무에서 나온 톱밥이 작품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장 바닥에는 은사시나무 톱밥을 활용한 대형 설치 작품도 선보인다.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공간도 있다. 전시장 두 곳에는 평소 전하지 못했던 말을 직접 남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처음에는 비어 있던 공간이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이 남긴 말과 기호로 채워지면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남긴 감정과 기억이 하나의 기록으로 쌓이게 된다.
전시 제목인 '당신은 어떤 기호입니까?'도 이 같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이다. 전시장 곳곳에 놓인 문장 역시 작품을 설명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관람객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려보도록 했다.
한편, 엄 작가는 대전사생회 사무국장을 맡는 등 대전 지역 미술계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한국미술협회와 한국판화가협회, 자연미술 단체 야투 등에서도 활동하며 국내외 전시와 문화예술 관련 기고를 이어가고 있다. 30년간 아동미술교육 현장에서 활동한 문화예술사이기도 한 그는 현재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서 예술과 대중을 잇는 문화예술매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엄 작가는 "기호는 의미가 발생하는 사건의 장소"라며 "작품은 완성된 의미가 아니라 관람자의 사유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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