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호남의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충남을 지나는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자, 호남 내 반도체 투자로 인한 전력 수요 변화를 반영해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정부의 전력 정책이 생산지 소비 중심으로 전환된 만큼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전까지 입지 선정 절차를 중단하여 예산 낭비와 주민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충남 지역 대책위원회는 한전이 불투명한 절차를 강행할 경우 집회와 의회 대응 등 강력한 집단행동을 통해 송전선로 건설 저지에 나설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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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
9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호남권 생산 전력을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345㎸급 송전망 확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충청권 계통 보강과 국가첨단전략산업 전력 공급을 명목으로 신계룡~신천안 송전선로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새만금~신서산, 군산~신천안, 신청양~고덕을 잇는 송전선로 건설도 계획 중이다. 현재 군산~신천안 노선은 천안·아산·예산 등 시·군별 설명회가 진행 중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충남은 태안을 제외한 14개 시·군이 송전선로 후보 경과대역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에 주민들은 연내 확정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년) 반영 결과를 확인한 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본계획 확정 전에 노선부터 결정하는 것은 예산 낭비와 주민 희생을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정부 전력 정책 기조와의 모순 지적도 나온다. 지난 8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장거리 송전 중심에서 벗어나 생산지에서 전력을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시스템 전환을 선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확정하고 현지 전력 공급 대책까지 마련한 만큼 '호남의 잉여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수립된 전력수급 계획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의 한 지역 주민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라 호남과 충남에 반도체 투자가 이뤄지면 그 지역 안에서 써야 할 전기가 훨씬 많아진다"며 "그렇다면 수도권으로 보낼 전기도 없으니 송전선로를 대폭 줄이는 게 맞는데, 여러 이유를 들며 계속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충남 송전탑 백지화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송전선로 건설뿐 아니라 새로 예고된 계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전이 송전선로 경과대역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나 절차의 투명성을 지키지 않을 땐 피켓시위나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의회를 통해서도 강력히 반대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포=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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