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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났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경기도 미등록 이주아동 ‘이중 공백’

부모 체류자격이 아이의 권리 좌우…경기도 미등록 이주아동 대책 필요

이인국 기자

이인국 기자

  • 승인 2026-09-15 07:11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제공)
경기도에서 성장하는 미등록 이주아동이 최대 4,843명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치가 제시됐다. 정확한 통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이들이 출생부터 교육·의료, 진학과 진로에 이르기까지 성장 단계마다 제도적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연구원이 내놓은 관련 연구는 미등록 이주아동 문제를 단순한 체류자격의 문제가 아닌 '권리 보장의 공백'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연구진은 행정자료와 통계적 방법을 활용해 도내 미등록 이주아동 규모를 최소 1,617명, 최대 4,843명으로 추산했다.

경기도는 2024년 외국인주민이 84만5,074명으로 전체 인구의 6.1%를 차지한다. 국내 광역지자체 가운데 외국인주민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이주배경 아동의 권리 문제도 지역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현장에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유아기에는 예방접종이나 발달상태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고, 학령기에는 통역과 행정절차를 가족이나 아동이 직접 떠안는 사례가 발생한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각종 자격 취득과 대학 진학, 이후 취업과 사회관계 형성에서도 제약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이 2026년 4~5월 현장 활동가 등 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확인됐다. 출생과 신분을 공식적으로 확인받기 어려운 '1차 공백'에 더해, 일정한 신분 확인이 이뤄진 뒤에도 의료·복지·교육 서비스가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 '2차 공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부모의 체류자격과 아동의 권리를 분리해 바라볼 수 있느냐에 있다. 미등록 상태가 아동 자신의 선택으로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부모의 법적 지위가 아동의 교육이나 건강, 성장 기회까지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국내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출생등록을 보장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를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도 제도 개선 논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경기연구원은 출생등록 체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의료·보육·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접근 장벽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민간단체와 현장기관이 이미 지원망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대규모 조직을 신설하기보다는 공공이 기존 활동을 연결하고 지원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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