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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줌인]직장 동료가 탁구 친구로…푸른테이블서 '핑퐁 우정'

'불금'도 포기한 열정… 고된업무 스트레스 훌훌 딱딱한 선후배 관계 벗어나 편한 언니·동생으로

금상진 기자

금상진 기자

  • 승인 2015-07-09 15:09

신문게재 2015-07-10 15면

[마니아 줌인] 유성구청 탁사모

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신입 직원부터 간부급 국장까지 직급을 막론하고 하나 이상의 동호회에 가입되어 있다. 허태정 현 청장이 취임하면서 추진한 동호회 모임 활성화 때문이다. 현재 유성구청에는 20개의 직장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다.

유성구청 탁구 동호회 '유성구청 탁사모'는 동호회 활성화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인 2006년에 결성해 현재 27명(남 15명, 여12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구청 인근에 위치한 탁구클럽은 유성구청 '탁사모' 회원들의 열기로 가득 찬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김태섭(도시과) 회장은 “회원들 대다수가 젊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동호회 활동에 열정적으로 나서주고 있다”며 “운동과 건강이라는 목적 이상으로 부서간의 소통의 공간으로도 동호회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장은 “2년 전 유성구로 발령 받고 달라진 업무 환경으로 어려움이 많았으나 동호회 활동이 부서 적응에 큰 힘이 됐다”며 “후배들이 전입해오거나 신입 공무원들이 발령 받으면 동호회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호회 살림을 맡고 있는 정재신(의회 사무국) 총무는 이전 동호회에서 연달아 맡았던 총무를 '탁사모'에서도 맡게 됐다. 탁구 실력과는 무관하게 총무 업무에 탁원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 정 총무를 동호회 전문 총무로 만들었다. 정 총무는 “업무 특성상 본청 직원들과 소통할 기회가 없는데 유일한 소통의 공간이 바로 '탁사모' 모임”이라며 “최근에는 아내까지 동참해 부부간의 정도 더욱 두터워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회원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회원들의 참여도 열정적이다. 직장에서는 직급이 명확한 선후배 사이지만 녹색 테이블 위에서는 라이벌이자 편한 언니, 동생으로 돌아간다.

차동화(회게정보과) 회원은 “매주 이틀 이상 땀 흘리며 어울리다보니 집안 애경사도 챙겨주는 친자매 같은 사이가 됐다”며 “실력은 10년째 그대로지만 운동 보다는 사람간의 관계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탁사모는 화, 목요일 정규 연습시간 외에도 금요일 특별훈련 시간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타 동회에서 자랑처럼 여기는 공무원체육대회 성적을 올리기 위함이다. 아쉽지만 유성구청 탁사모는 수년 전 시군구청 협회장기 준우승 이후로 자랑할 만한 수상 경력이 없다. 김 회장은 “금년 내 열리는 공무원체육대회나 협회장기 대회에서 입상권내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탁구 구력이 제법 되는 회원들이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유혹을 뿌리치고 맹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동호회의 실력은 그저 욕심일 뿐 이루어 목표를 이뤄도 좋고 아니어도 아쉬울 것이 없다”며 “회원들 모두 탁사모 활동을 통해 고된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도 지키는 알찬 동호회로 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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