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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이 뛴다]의료환자 수도권 유출 불보듯

호남고속철 개통후 접근성 높아져 빨대현상 道 쇼핑·관광 대책도 없어 … 영·호남과 대조

강제일 기자

강제일 기자

  • 승인 2015-03-30 17:49

신문게재 2015-03-31 1면

●2015, 충남이 뛴다 - ◇1부 ▲건설·교통:역동하는 충남 - 호남고속철시대 충남은 준비됐나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충남의 의료 분야 역외유출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진데 따라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충남도의 호남고속철 시대 준비 여부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2일 KTX호남선이 개통된다. 충북 오송~광주 송정 구간의 호남KTX 건설사업은 2009년 5월 착공해 5년만인 2014년 9월 완공됐다.

충남도에는 공주역이 신설돼 역사상 처음으로 철도 시대를 연다.

공주역에 정차하는 KTX는 평일 33회, 주말 35회로, 공주역에서 용산역까지 65분, 광주 송정역 46분, 목포역까지는 95분이 소요된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한결 나아지면서 충남에서 서울로 의료비 등이 빠져나가는 이른바 '역 빨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충남은 그동안 수도권 소재 진료 환자가 많기로 유명하다.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정림 의원(새누리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남 수도권 의료기관 진료건수는 2009년 412만건에서 2014년 417만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충남도민들의 수도권 의료기관 진료비 역시 31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1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KTX호남선이 개통돼 서울이 1시간 생활권 안에 들어오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선호하는 환자들의 수도권행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세에 있는 충남의 지역 사정상 당뇨 및 고혈압 등 고비용 속 장기치료가 요구되거나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말기 암환자 등이 '웰 다잉'을 위한 곳으로 서울 및 수도권 병원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KTX호남선 개통으로 충남지역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벌써 나오는 것이다. 도내 각급 의료기관과 의료인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지역 환자들의 역외 유출을 막는 선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유통, 쇼핑, 관광 등 다른 분야의 역외 유출 우려도 같은 맥락에서 해결해야 한다.

호남권이나 영남권 등 타 시·도의 경우 의료 역외유출 우려와 관련해서 이미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도는 별다른 대책이 없어 타 시도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충남의 경우 영호남과 비교해 예전부터 서울 및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천안에서도 환자들이 서울로 가는 경향이 있었다”며 “의료서비스 선택은 환자 개인의 선택사항으로 호남KTX 개통에 따라 의료 역외유출과 관련한 대책을 세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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