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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럼] 군 복무, 인생의 걸림돌 아닌 디딤돌 돼야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대전충남본부장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승인 2016-06-28 14:06

신문게재 2016-06-29 22면

▲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대전충남본부장
얼마 전 한국과 중국 열풍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인기가 확산되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태후 앓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송송커플의 달달한 로맨스로 세상을 달궜다. 또한 주말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국민 모두가 군부대 훈련과 병영생활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군 복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14년 발생한 22사단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과 28사단 윤일병 폭행 사망사건 등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온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그동안의 그 어떤 사건사고와도 비교가 안될 만큼 컸다.

당시 소설가 이외수는 자신의 SNS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당연지사처럼 통용되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병장'이라는 말이 통용되는 사회가 된다면 그 사회야말로 절망적 사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두 사건을 통하여 군 병영문화 개선의 시급성이 전 국민의 큰 관심사가 되었고,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국방부에서는 전문상담관이 전화와 사이버를 통해 병영내 자살사고 예방과 각종 고충을 상담하는 '국방헬프콜(SOS) 센터'를 열었으며, 민간전문가와 함께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병영문화 개선을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작년 공군본부와 병사들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제공해 제대 후 바로 창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스라엘형 창업군(軍) 양성과정'을 운영했다. 모처럼 맞이하는 병영문화 혁신이 더욱 승화되어 군복무가 사회진출을 위한 새로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우리 군은 지난 1948년 군 창설과 동시에 조직과 병영문화를 정비하기 전 6·25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고유의 군대문화를 형성하지 못하고 병영문화가 시작되었다. 1964년부터 휴전협정이 조인된 1973년까지 8년간에 걸친 월남파병의 정신적 후유증도 병영문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한다. 1988년12월 국정감사에서 오자복 국방장관은 80년에서 88년 7월까지 군에서 발생한 자살자 수는 2554명이며, 폭행사망자 수는 290명으로 모두 고참병에 의한 것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그 당시 군 생활이 어떠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으리라. 필자도 80년대 초 군대에 입대하면서 선임병의 가혹행위로 힘든 초년병 시절을 보냈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그때에 비하면 병영생활에 많은 변화와 발전이 거듭되어 왔지만, 큰 사고의 발생빈도는 줄일 수 있어도 없앨 수는 없는 것이 군대의 특성적 한계가 아닌가 싶다. 요즘은 SNS 등을 통해 군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언론 또한 경쟁하듯 보도하고 있다. 군 생활은 아무리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해도 군대는 군대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군대처럼 평등한 자유를 느껴볼 만한 곳도 없는 것 같다. 전국에서 모인 집단으로 공부를 잘했건 못했건, 부유하건 가난하건 그들의 후임도 되어보고, 선임도 되어보는 새로운 경험에서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라도 단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자신감이 생겼다는 사례도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란' 말이 있듯 군 생활을 순기능으로 승화시켜 군 복무가 인생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정부도 새로운 사고로 병영문화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대의 전쟁이란 과거 한국전처럼 소총과 대검으로 인해전술을 펴는 시대는 지났고 첨단 무기로 소수 정예가 치르는 하이테크 전이다. 이렇듯 현대전은 정보전, 속도전, 기습전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전은 사람의 신체조건에 상관없이 능력에 의하여 수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체중 불리기, 체중 줄이기 아니면 가짜 수술 등으로 병역기피를 하지 못하도록 모두가 입대하여 신체조건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된다면 권력층 자녀의 병역기피 문제 또한 해소되리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선진국의 징병제도나 모병 제도를 깊이 있게 연구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병역제도의 개선방향도 거시적 차원에서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대전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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