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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기업도시 구성지구 주민 “보상비 억울, 죽고싶다”

전만오 기자

전만오 기자

  • 승인 2017-06-23 18:50

신문게재 2017-06-26 8면

▲ 전남 영암군과 해남군 산이면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솔라시도 기업도시 진행과정에서 보상비 관련 일부 주민이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사진은 기업도시 구성지구에 편입될 예정인 구성마을 전경.
▲ 전남 영암군과 해남군 산이면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솔라시도 기업도시 진행과정에서 보상비 관련 일부 주민이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사진은 기업도시 구성지구에 편입될 예정인 구성마을 전경.
“이렇게 쫓겨나느니 할복자살이라도 할 것”

시행사 측 “정해진 법 따라 감정평가 돼”


전남 영암군과 해남군 산이면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솔라시도 기업도시 진행과정에서 낮은 보상비 책정 관련 일부 주민이 “전남도청에 가서 할복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하고 나서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와 해남군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완공 목표로 휴양ㆍ광광레저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지난 2006년부터 3개 지구(삼호ㆍ삼포ㆍ구성지구)에 33.9㎦(1026만평)의 거대한 민간투자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브랜드 명은 ‘솔라시도’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0년 초 구성지구 사업 개발계획 승인이 나면서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과 개발행위 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후 7년 동안 사업연장 인정고시가 국회의원 발의로 인해 네 번씩이나 연장됐다. 기간은 약 1년씩이다. 하지만 감정평가 년도 기준은 변경 할 수 없는 법 때문에 연장되지 않았다.

때문에 7년 동안의 고시가격은 변동사항이 있었지만 일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공시지가인 10만원~13만원에도 못 미치는 7만원~8만원선의 금액을 땅 소유자들에게 통지해 주민들의 억울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 마을 주민 김모씨는 “조상 대대로 마을과 문중을 지키며 살아왔는데 이런 터무니없는 감정가격 때문에 어디 가서 무슨 땅을 사겠느냐”면서 “이렇게 쫓겨나느니 차라리 도청이나 해남군청에 가서 할복자살이라도 하겠다”고 말해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와 관련 사업 시행사 측은 “정해진 법에 따라 3곳의 감정평가 업체에 의해 정상적으로 평가가 이뤄졌다”면서 “다만 해당 행정기관에서 개발계획 승인이 이뤄진 뒤에도 공시지가를 고시하는 것은 세수 확보 등을 위한 행정행위이기 때문에 감정평가와는 다르며, 또 개발로 인한 이익부분은 제외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행사 측은 이어 “올 하반기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직접 평가사를 선정해 재평가를 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주민들은 터무니없는 보상통보로 충격을 받고 대응 수위에 대해 논의가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전라남도와 해남군청 해당부서는 “강제를 할 수가 없어 안타깝다”며 “하지만 지원방법을 찾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주민들은 또 감정평가사 3곳 중 주민들이 선정한 A평가사가 주민설명회 당시 평당 13만원에서 30만원까지 현시가 기준에 평가하겠다는 말에 찰떡같이 믿었지만 결과는 터무니없이 책정돼 주민을 기망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본지는 A감정평가사 구성지구 담당에게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기 위해 사무실과 휴대전화로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주민들이 전화를 해도 연결되지 않는다는 하소연이다.

한편 국회에서 사업연장 인정고시가 세 번째와 네 번째 발의될 당시 대표 발의자는 해남의 인근 지역구 의원이 부칙을 개정하는 대표 발의자로 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연장은 법적으로 가능했지만 세 번째(2015년 2월 25일·기업도시특별법1372호) 와 네 번째(2016년 말)는 부칙을 개정해서 연장됐다.

주민들은 부칙까지 개정해 연장하면서 사업자 편의를 봐 주고 있지만 감정평가 기준년도는 무시해 주민을 위한 대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잘못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공무원은 “주민들을 위한 보상 차원에서 보면 차라리 사업연장 인정고시를 할 때 감정평가 기준년도도 같이 변경됐으면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내 놓고 있다.

주민들은 또 전체 사업부지 중 50% 이상만 수용하면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 국가소유 간척지만 수용해도 75%나 확보돼 주민들은 자신들 소유의 토지와 경작지는 제외해도 사업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이런 폐단이 발생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주민들은 턱없는 보상으로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 못 드는 밤을 지새우고 있다. 관계당국과 사업자 측은 주민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남=이창식ㆍ전만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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