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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리뷰]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끄는 항공우주기술

김종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

김종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

  • 승인 2017-06-25 12:01

신문게재 2017-06-26 20면

▲ 김종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
▲ 김종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
공원에서 드론을 날리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드론은 취미용은 물론 택배 배달, 항공촬영, 산불 감시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는 2020년까지 미국에서만 700만대의 드론이 운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드론의 급격한 확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드론은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GPS, 항공역학, 수직이착륙, 컴퓨터, 이미지 처리, 통신,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 이미 존재하는 기술들을 조합해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융복합 기술 사례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 등에 의해 촉발되는 제조업 생산의 융합과 변화를 뜻한다. 1차(증기기관을 통한 기계화), 2차(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 3차(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한 자동화) 산업혁명은 어떤 획기적인 기술이 등장하면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그로 인해 생산성이 급격히 상승한 시기를 의미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어떤 한두 가지 특정한 기술이 가져온 변화라고 볼 수 없고, 서로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질적인 기술들이 융합해 상상도 하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항공우주분야에서도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된 듯 하다. 통신위성이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결합해 진화하고 있다. 위성기반 IoT 시장규모는 2013년 11억 달러 규모에서 2023년 24억 달러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5,000개에 달하는 위성으로 지구를 뒤덮는 대형 저궤도 위성군(Big LEO) 기반 인터넷 시스템이 2020년에 출범이 예상된다. 위성정보 분야에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통해서 위성정보의 적용 가능한 분야가 대폭 확대되며, 저장 공간 확보와 정보개방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기후변화(환경), 수확량 모니터링(농업), 사람의 흐름에 맞춘 매장 계획(유통), 글로벌 규모로 교통 체증에 대한 파악(자동차), 세계에서 발생하는 산불 등의 조기 발견(임업), 북극해 빙해시 최단 항로 예측(해상운수), 위성사진 분석으로 정확한 인구 분포 파악(인구) 등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 국내 우주 벤처기업인 인스페이스는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과 위성영상처리 기술을 융합하여 의료영상에 접목함으로써 결핵진단법을 개발하였다. 또한 버진 그룹, 퀄컴, 스페이스엑스, 구글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세계적 기업들은 소형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띄워 우주인터넷을 구축하는 일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우주탐사 분야에서는 우주탐사 로봇에 자율주행 학습과 회복력 등 최신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및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NASA는 다음 화성 로버 미션에서 큐리오시티보다 비약적으로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AutoNav(자율주행 인공지능) 연구를 하고 있다. 학습을 이용한 지형판별과 경로설계 알고리즘을 통해 복잡한 지형을 안전하게 달리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이 항공우주분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변 기술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융합과 연결을 촉진시키는 기술혁신의 핵심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은 로봇,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을 새로운 도전적 분야로 선정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고 있다. 기술융합 시대에 더 이상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도 항공우주분야의 핵심기술 확보와 더불어 타 분야와의 융합을 더욱 활성화함으로써 항공우주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혁신의 흐름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 김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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