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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50. 너밖에 없더라

한 번 실수는 속담에서만 유효하다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17-09-20 00:00
김만희ggg


속담(俗談)은 예로부터 민간에 전하여 오는 쉬운 격언이나 잠언이다. 우리의 속담은 그래서 무릎을 칠 정도로까지 절묘한 게 수두룩하다. 속담 중에 '한 번 실수는 병가(兵家)의 상사(常事)'라는 게 있다.

이는 전쟁을 하다 보면 한 번의 실수는 늘 있는 일이라는 뜻으로, 일에는 실수나 실패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핵전쟁 발발과 같은 전쟁에서 지는 경우엔 국가와 민족까지 아울러 모두 멸망할 수도 있음이기에 현대로선 별로 맞지 않는 속담이기도 한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가 잇따른 인사 실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뉴스가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준안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부결된 데 이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역시 자진사퇴로 매듭지어졌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중도낙마와 김이수 후보자의 인준안 부결 등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면서 야당은 물론 심지어 여당마저 등을 돌리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증폭되는 즈음이다.

이러한 작금의 인사파동을 보자면 정신없이 매우 서두르는 모양을 이르는 '한 가랑이에 두 다리 넣는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아울러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는 속담 역시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 또한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아니한다는 말이기에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갈수록 꼬이는 건 아닐까 라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다 아는 바와 같이 민주주의는 의회정치가 축을 이룬다. 따라서 여소야대의 현 상황을 정부와 여당은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독불장군인 양 자신의 정서와, 소위 코드에 맞는 인사와 함께 지난 대선 때 캠프에 들어와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만 골라서 발탁한다는 건 국민의 정서에도 반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한데 이러한 이른바 '보은인사'는 반드시 구설과 후유증을 동반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웅크리고 있음을 간과하기 어렵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 대한 폄훼의 발언이 그 방증이다.

이에 대하여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마저 반발하자 비로소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음을 비단 웃지 못 할 해프닝쯤으로 치부해야만 하는 걸까. 정부의 출범이 벌써 4개월이나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각(組閣)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건 어쩌면 '내 사람 심기'의 예정된 수순이었다.

북한의 김정은은 툭하면 핵까지 쏘아대겠다며 노골적으로 협박을 일삼고 있는 즈음이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조각은 빨라야 한다. 하지만 조각을 빨리 하자면 굳이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이분법적 마인드와 코드에서도 벗어나야 하는 것 아닐까.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임금이 된 영조는 탕평정치를 통해 안정적인 조선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음이 그 답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사랑'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빠른 조각의 완성과 그로 말미암은 안정된 나라와 정국의 도모를 위하는 바람으로 쓰는 필자의 고언이다.

"너의 집 앞 골목길에 유채꽃이 또 피었더라 ~ 걸음마다 숨겨 놓은 옛 추억들이 내 걸음을 멈추더라 ~" 김만희의 <너밖에 없더라>는 곡이다. 근데 이는 가요에 한정될 따름이어야지 정부 요직의 인사로까지 연결되어선 곤란하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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