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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행안부 과기정통부 조속이전"…行首개헌 언급안해

국가균형발전선포식 "세종시 국가균형발전 꿈 담겨"
균형발전, 지방분권 개헌 6월 동시실시 강조
'세종시=행정수도' 명문화 알맹이 빠져 충청권 허탈

강제일 기자

강제일 기자

  • 승인 2018-02-01 17:11

신문게재 2018-02-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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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일 "(세종시에)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고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세종시가 공동주최한 국가균형발전선포식에 참석 "세종시에는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우리의 꿈이 담겨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충청권이 기대했던 '세종시=행정수도' 헌법 명문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종시가 발전하는 모습은 곧 국가균형발전의 희망이다"며 과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회상하는 것으로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행정수도를 계획할 때 터를 살펴보기 위해 원수산에 올랐었다"며 "청와대와 정부청사가 들어설 자리를 보며 가슴 벅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 55개의 중앙행정기관과 국책기관이 들어섰고 8만 5000여 명이던 인구는 3배 이상 늘었다"며 "이제 29만 명이 거주하는 정주 도시로 완전히 탈바꿈해,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상징이 되었다"고 세종시 발전상에 대해 설명했다.

충청인에 대한 감사 표시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세종시가 있기까지 많은 분의 땀과 노고가 있었다"며 "지금의 세종시를 만들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와 격려의 큰 박수를 보낸다"고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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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4년 전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 족쇄를 풀어줄 '세종시=행정수도' 개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세종시가 우리나라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상징이며 행사 장소가 세종시인만큼 문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충청민심과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행정수도 개헌을 정치권에 촉구했더라면 개헌 정국 속 이에 대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결국 발언이 나오지 않으면서 향후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여야가 개헌협상을 앞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야당에 대한 자극을 가급적이면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데, 충청권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선 명확한 소신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해, 여전히 지방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국토면적의 12%인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0%, 상위 1,000대 기업 본사의 74%가 밀집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가균형발전의 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려야 한다"며 "오늘 발표하는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이 문재인 정부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이정표이자 의지로 우리 정부는 노무현 정부보다 더 발전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분권 개헌에 관련해선 오는 6월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실시를 재차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여러 차례,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겠다고 약속드렸고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의 후보들이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약속했다"며 "이 기회를 놓치면 개헌이 어려울 수 있어 6월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을 포함하는 개헌 국민투표가 함께 이뤄지기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강제일·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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