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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돋보기] 잘못된 스포츠교육, 반성합니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18-09-06 16:16

신문게재 2018-09-07 10면

정문현충남대교수
정문현 충남대 교수
우리나라는 초·중·고 12년간 취·창업을 교육하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라고 가르치는 12년간의 교육정책 방향과 학부모들의 생각이 일치한다.

입학정원제(외국의 졸업정원제) 대학에 들어오느라 치열한 입시전쟁을 치은 학생들은 '이제는 좀 놀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며,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할 대학에서 안타깝게도 정말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

경중을 따져볼 필요는 있겠으나 부실한 학생들에게 F를 못 내게 하고 있으며(자퇴하면 학교 수입이 줄기 때문에 시간강사를 해고함), 이런 학생들도 교수들의 강의평가를 하고 이것이 교수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교수들이 학생들 눈치를 보며 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평가방법도 대부분 상대평가로 바뀌었고 성적을 짜게 주는 교수들의 수업은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안하기 때문에, 결국 서로의 암묵적 합의에 의해서 정말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에게도 품질등급 A의 학점이 돌아가고 있다.

결국 4년간 대학을 다녔지만 그리 우수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졸업생들이 쏟아져 실업자로 변신하고 있다. 무너져버린 취업시장에서 한참을 헤맨 뒤에야 대충 공부한 자신의 취업 자리가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며 많은 것을 포기하게 된다. N포세대(N抛世代).

N포세대는 N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말하는 신조어다. 처음에는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3포세대(三抛世代)라고 말했는데, 곧이어 집과 경력이 추가됐고(5포세대, 五抛世代), 이어 희망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7포세대(七抛世代)가 나왔다.

능력이 없어서 포기한 걸까? 교육이 잘못돼서 포기한 걸까?

학교는 무조건 세상에 쓰일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어야 한다. 학교는 법을 잘 지키고 세금을 잘 내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에서 그쳐선 안 된다. 그래서 교육과정은 직업중심교육으로 구성돼야 한다.

대학은 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다보니 대학평가에 취업률을 반영했고, "제발 당신들 제자들이 좀 먹고 살 수 있게 교육하라" 는 호소를 강력히 했지만 지식인들의 반성은 크지 않았다.

체육도 그러했다.

대학에 와서 이런저런 과목을 배우고 미래를 꿈꾸지만, 체육지도자들의 일자리는 점점 줄고 있고, 급여도 매우 낮아 생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체육지도자 양성 교육에만 매달리고 있다.

체육인들은 생활체육 참여 인구가 늘고, 스포츠산업이 발전하면 체육인들의 수입도 늘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 30년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스포츠용품과 스포츠시설, 유통업자들의 수입만 늘어났다.

체육인들은 선수-지도자-체육시설·자영업자-사업가-투자가로 발전하긴 하나 노동자인 체육지도자가 체육관 등의 시설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20년간 독하게 돈을 모으고 은행 융자를 받아야 가능한 일이다.

이것이 아니라면 스포츠융폼개발 창업을 권하고 싶다. 스포츠에 ICT를 접목한 용품개발사업은 근로자가 자영업을 뛰어 넘어 사업가로 변신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정부부처와 민간기업들은 저마다 수준 높은 아이디어와 창업가에게 돈을 지원해 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다. 스포츠사업가로 변신할 절호의 기회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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