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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황희, 한명회, 정약용… 조선시대 참모를 통해 현재를 읽는 책 '참모로 산다는 것'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박새롬 기자

박새롬 기자

  • 승인 2019-01-16 16:37
참모로산다는것
 매일경제신문사 제공
참모로 산다는 것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몇몇 일화 때문에 황희에 대해서는 모든 의견을 수용하는 부드러운 모습으로 기억하지만 실제 황희는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인물이었다. 강력한 왕권을 행사한 태종이나 최고의 성군 세종 앞에서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않았다. 황희에게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훨씬 더 많았고, 세종은 참모로서 황희의 이런 능력을 잘 활용하였다. 황희는 창업에서 수성으로 나아가는 태종과 세종 시기에 명참모로 활약했고 부드러우면서도 할 말은 다했기 때문에 명재상으로 남아 있다. 특히 오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적 균형 감각의 보유자였다는 점은 그의 최대 장점이었다. 황희는 사후에 세종의 묘정에 배향됨으로써 '세종의 남자'임을 확실히 했다.'



-'황희와 태종, 그리고 세종' 중에서



최근 임명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문재인의 남자'라고 불린다. 자타가 공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선대본부 조직본부장으로 선거 캠프 조직을 지휘한 바 있기 때문이다.

500년 전 조선시대에도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처럼 왕의 남자와 왕의 여자들이 있었다. 최측근에서 왕을 보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철저히 견제하기도 했던 참모들. 그들을 주인공으로 본 역사는 왕 중심의 서술과는 다를 것이다.

조선시대 최고 전문가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신병주 교수가 ≪참모로 산다는 것≫을 출간했다. 신 교수가 2017년에 출간한 ≪왕으로 산다는 것≫이 왕을 중심으로 조선의 역사를 살폈다면 ≪참모로 산다는 것≫은 왕을 도와 조선을 이끌어간 참모를 중심으로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본 조선의 역사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시간적 거리가 무색할 만큼, 당시의 정치가 움직이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 정치와 닮아있다. 오늘날에도 리더와 참모들의 갈등은 당쟁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예법과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 드러나는 이권 다툼과 자신들의 권한을 유지하기 위한 팽팽한 이해관계는 어느 시대에나 공통된 모습이다.

책은 조선시대 굵직했던 사건을 중심으로 총 7개의 파트로 나누어 대표적인 40명의 참모를 다뤘다. 정도전, 황희, 장영실, 성삼문, 신숙주, 한명회, 김종직, 장녹수, 임사홍, 조광조, 정철, 유성룡, 허균, 송시열, 정약용 등이 그 주인공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상황에서 정치적, 학문적 능력을 발휘하거나 국난을 극복한 인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해 국정농단의 주역이 된 참모들도 소개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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