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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 충청]행복도시 찌그러진 도넛 우려…"중심생활권과 격차 만들어져"

특권없는 동등한 생활권 지향 세종 행복도시
국도1호선·1생활권으로 중심권 기울어져
BRT 접근성에서 격차·교류차단 역기능도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19-03-24 09:53
BRT1
세종 행복도시 한누리대로의 간선급행버스(BRT) 도로 모습. 도로 안쪽과 바깥쪽의 교류차단 역기능이 제기된다. 임병안 기자
사회적 특권 없이 기능을 분산한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 행복도시가 중심생활권이 형성되고 격차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생활권과 국도1호선에 기대어 인구와 재화의 중심이 형성되고 간선급행버스(BRT) 도로는 안쪽과 바깥쪽 도시의 단절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학계에서는 '행복도시의 개념이 구현되고 있나?'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행복도시는 어느 생활권에 살더라도 동등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길게 펼쳐진 도시를 도넛 형태의 원형으로 연결한 도시로 고안됐다.

도심 가운데에 중앙공원과 공공시설을 배치해 평등한 접근성을 보장하고, 사람과 자본이 특정 장소에 쏠려 발생하는 혼잡과 권위를 최소화하겠다는 목적이 있다.

그러나 목표와 달리 도시조성 10년째를 맞아 인구와 자본이 집중되고 편의시설을 우월하게 갖춘 중심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 건축학과 김영욱 교수는 최근 연구발제를 통해 행복도시 1생활권과 국도 1호선에 교통량과 시민 이용이 가장 집중된 중심도시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행복도시의 중심공간은 3~4생활권을 제외한 국도1호선과 내부순환도로이고 1생활권 아파트단지가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가장 많은 중심생활권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왕복 6차선의 BRT 도로는 도심 내 단절을 초래하고 대중교통 접근성이라는 생활권별 격차를 밖으로 드러내는 요소가 되었다.

BRT도로가 도심을 안쪽과 바깥쪽으로 양분하듯 관통하고 이를 통행하는 불편함에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단절하는 현상이 우려되는 것.

행복도시
세종시 도로배치와 공간구조도. 그림에서 빨간색에 가까울수록 중심성이 강하고 푸른색에 가까울수록 약함. (출처=김영욱 교수 발제문)
또 수직으로 관통하는 BRT 노선과 다르게 도시가 가로 측으로 넓게 개발되면서 BRT정류장에서 자택까지 거리가 먼 생활권이 만들어지고 또 다른 교통수단이 요구되는 도시가 되고 있다.

학교는 선호와 비선호로 구분되고 학원은 특정 생활권에 밀집해 선호 학군까지 형성하면서 행복도시 개발의 지향점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김영욱 교수는 '행복도시의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를 통해 "탈중심화와 평등을 지향했지만, 지금은 생활권별로 위계 차가 크고 BRT 대중교통에서 500m 이내의 주거지는 전체의 20%가 되지 않는다"라며 "대중교통과 보행을 통해 시민 간에 자연스러운 만남과 공감대가 형성돼 사회적 자본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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