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좋은 잠자리

조강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고미선 기자

고미선 기자

  • 승인 2019-06-18 15:51

신문게재 2019-06-19 22면

조강희-시평
조강희 충남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요통이나 경부 통증 환자를 진료하면서 환자에게서 받는 질문, 환자뿐 아니라 의사 상대 강의에서도 받게 되는 질문 중 하나가 '잘 때 어떤 자세로 자야 하나? 침대 매트리스는 좋은지 그리고, 베개는 어떤 종류가 좋은지, 전용베개가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것이다. 노인 환자의 합병증에 대한 강의를 하다 보면 환자에게 적합한 압력 경감용 매트리스 사용을 권하면 돌침대는 어떤지, 꼭 침대를 사용해야 하는 지 묻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체계화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근래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수술, 호흡기가 발달하면서 수면다원검사를 많이 시행하고 있지만 침대, 매트리스가 수면에, 요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많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궁금해하는 환자에게 알려줄 게 없다고는 할 수 없어서 현재까지의 객관적인 연구결과와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연구결과를 가지고 조언을 한다.



15년 전 환자용 피부와 침대면 압력 경감을 위한 공기매트리스 개발 연구를 하면서 1인용 요 크기인 압력측정용 매트를 침대에 깔고 건강한 20대 정상인을 하룻밤 자게 하였다. 7시간 정도 수면 중 측정한 압력데이터를 보면서 놀란 것은 자면서 밤새도록 쉬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좌우 옆으로 돌아눕고, 엎드리기를 반복하고, 심지어는 머리와 발 위치가 바꾸어 가면서 약 80회 정도 자세를 바꾸면서 잠을 잔다. 깨어난 후 검사 대상자는 소위 발버둥, 잠버릇이 고약하다고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자기 전 바로 누운 자세에서 밤새 편히 잘 잤다고 했다. 왜 이렇게 자세를 바꿀까? 이런 자세 변경이 깊은 잠을 방해하지 않을까?

병원에서 혈압은 팔의 동맥에서 측정하며, 이 부위 동맥 내 정상압력, 즉 혈압은 최대 120 mmHg이다. 이는 외부에서 120 이상의 압력을 받으면 팔의 동맥 흐름은 중지하고 혈액 공급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람 피부 동맥의 압력은 평균 32이다. 역시 32이상의 압력을 받으면 피부 혈액공급은 되지 않으며, 보통 누워있거나 앉는 자세에서 눌리는 피부부위는 200 이상의 압력이 발생하여 조금이라고 피부가 눌리거나 압력을 받으면 그 즉시 피부에는 혈액공급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면 중에도 무의식적으로, 아니 생리적으로 피부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자주 자세 변경을 해야 하고, 환자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밤새 20번은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다시 환자의 질문 중 하나인 잘 때 자세와 베개 선택으로 돌아가 보면 밤새 수도 없이 자세를 변경하고, 머리의 위치가 변하기 때문에 수면 시작 때 신체자세와 베개 종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신경 쓸 수도 없다.

매트리스와 베개의 재질과 디자인, 단단한 정도는 일반적으로 중간 강도가 높은 강도에 비해 수면의 질과 경추 및 요추 통증 호전에 도움이 되고, 그리고 빨리 잠들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너무 부드러워서 신체가 침대 속으로 꺼지는 정도가 심한 매트리스에 비해서 단단한 정도가 높을수록 잠을 깊게 들게 해주고, 돌아눕기가 쉬워져서 수면의 질도 좋아진다. 체중에 따라 같은 단단한 정도의 매트리스라 해도 매우 부드럽게 또는 단단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정상범위 체중이라만 일반적인 중간강도의 매트리스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너무 단단하거나 부드러우면 수면 질, 통증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매트리스의 탄성을 제공해주는 재료와 구조가 다양해서 스프링, 라텍스, 폴리우레탄, 물침대, 공기침대, 돌침대, 이런 재료의 혼합형이 등 여러 가지 재료와 구조에 따라서 가격과 장단점이 가진다. 고령 노인이 아니라면 일반인은 침대 판매점 전시실에서 누워서 편한 것을 고르면 된다. 자기 체중과 신장을 고려해서, 모든 세상만사 마찬가지로, 침대 매트리스도 너무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것만 피해서 고르면 된다.

/조강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