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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돼지열병 네 번째 확진… 초동 대응 문제 없나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19-09-24 17:23

신문게재 2019-09-25 23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발생 6일 만에 한강 저지선을 뚫고 남하했다. 최고 수준의 방역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발병한 사실에 방역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한 중점관리지역에서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초동 방역활동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를 시작으로 국내 첫 유입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다음 날 연천지역에서 발생했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곧바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인접한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선정, 긴급 초동방역에 나서는 한편 전국적인 확산을 막도록 집중 방역에 나섰다. 하지만 돼지열병은 차단 방역망을 뚫고 23일 한강 이남인 경기 김포시 통진읍의 한 양돈농가서 추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다. 파주지역에서도 추가로 발생했다. 태풍 '타파'가 지난 후 전국적인 집중차단방역 중에 두 군데 농장서 돼지열병이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돼지열병 발생농장은 모두 4곳으로 늘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염성은 중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다. 발생 4개월여 만에 중국 전체를 휩쓸 만큼 빠르게 확산한다. 방심하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더욱이 국내로 유입된 돼지열병의 감염경로는 지금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차단방역은 쉽지 않다. 그만큼 경우의 수를 고려해 물샐틈없는 방역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파주와 연천에 이어 역학관계가 없는 김포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했다는 것은 전국 최대 축산 양돈 산지인 충청지역에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최고 수준의 방역태세에서도 이처럼 허무하게 뚫린다면 아무래도 대응단계에서 문제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중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초동대응 실패는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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