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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한 해를 돌아보며

이동환 세무사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19-12-08 09:44
이동환세무사
이동환 세무사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벌써 송년회다 뭐다 온갖 일정이 가득하다. 돌아보면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마무리할 정도로 충실히 살아왔느냐는 질문에는 고개가 숙여진다. 매년 느끼지만, 특히 올해는 뭘 하고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한해가 금방 지나갔다. 열심히 달렸지만, 인격적이나 사업적으로 큰 발전 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 더 그런 마음이 드는 듯하다.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마음 편한 핑계를 대고 싶지만 앞서 달려가고 있는 경쟁자들을 보면 비겁한 내 모습이 부끄러울 뿐이다.

찬바람이 부니 여러 생각이 들어 마음이 심란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을 위한 일인가. 뛰어가도 모자를 판에 왜 이리 고민만 많아지는가.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왜 살고 있는가. 사춘기 소년처럼 보이지 않는 미래에 불안해하고 있는 지금 내 모습을 돌아본다.

분명 나를 둘러싼 대부분의 일은 나의 선택과 결정의 결과다. 연초에 결심한 일을 벌써 이룬 사람도 있고 연초의 결심이 뭐였는지 기억조차 까마득한 사람도 있다. 어쨌든 내 선택이 나를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못하지도 않았지만 크게 잘한 것도 없다. 과거를 떠올리고 지금을 반성하면서 내일을 계획하며 다시금 주먹에 힘을 넣어본다.



나는 그렇다 치고 주위를 돌아보며 혹시 내 처신으로 곤란해진 사람이 있는지 상처받은 사람은 없는지 돌아본다. 돌아보기 무섭게 또 부끄러워진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가족만큼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원들을 떠올리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에서 수신과 제가조차 제대로 못 하는 자신이 한없이 작아진다. 고작 마음 하나 감정하나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서 상처받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해본다.

세상은 나와 남이 더불어 살아간다. 어떤 일이나 사업도 나와 관계하는 타인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맺고 그 연을 어떻게 이어가는가에 따라 그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본다. 좋은 때를 만나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던, 좋은 기회를 잡던 사람마다 주어진 선택의 폭은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자신의 그릇만큼 성장할 것이다. 그 그릇을 키우는 것은 자신의 몫이고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해 나를 단련하느냐가 그 그릇의 크기를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릇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에 따라 일의 성패가 나뉠 것이다.

우리가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살피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삶의 목적을 세우고 뜻을 펴나갈 때 나와 다른 사람 모두가 조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덕치와 법치 중 무엇을 기준 삼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나에게는 철두철미하게 법치를 적용하고 타인에게는 덕으로서 사랑을 베풀어야 진정한 군자의 삶이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내 뜻을 펼치는 것이 성공의 의미라면 그 모습은 성인군자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주위를 살피며 한 해를 마무리해보자. 이동환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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