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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프]새해 노인의 자존심-명색론(名色論)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20-01-27 10:56
노수빈
대망의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벽두부터 화두 하나 올립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자존심에 관계되는 말 중에"명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교 우파니샤드 학파는 만물의 현상과 형태를 십이인연(十二因緣) 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삼라만상의 현상은 다른 것과의 관계에서 이뤄지게 되는데 원인과 결과 즉 인과관계로 요약하게 됩니다.



"이것이 있을 때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날 때 저것이 일어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고 이것이 일어나지 않으면 저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현상은 이것과 저것,나(自-자)와 남(他-타)과의 관계에서 이뤄지는 연기설(緣起設)로 어느 하나만으로는 독자적인 것이 못되기 때문에 무아(無我)라 했고 무아이기 때문에 공(空)이고 공이기 때문에 중도(中道)일 수밖에 없지요 다시 말하면 우리 인생은 무명(無名)에서 시작하여 노사에 이르게 되는데 "나와 나의 것 "이라는 소유와 독불 에서 벗어나야 고통을 소멸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불가에서는 해탈이라고 했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허울 좋은 이름이나 그럴듯하게 꾸미는 자격을 명색이라고 하는데 우리 노인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이 말은 앞에서 말한 불교의 십이 인연법 에서 찾을 수 있기에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정신 나간 물질"" 씨 없는 껍데기"라고 속된말로 설명 할 수 있겠는데 세상만사 정신나간 것들이 한 두가가지가 아니고 세상을 온통 뒤덮고 있기 때문에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고 주객이 전도되고 있으며 죄와 벌이 혼재하게 됩니다.

콩 심은데 콩을 거두면 될 것을 콩밭에서 팥까지 거두려다가 콩조차 거 둘 수 없게 됩니다. 뱁새가 황새걸음을 걸으면 가랑이가 찢어지고 오르지 못할 나무 처다 보면 마음만 아프지요 이래 뵈도 왕년에 잘 나갔다고 큰소리치고 명색세우지 맙시다. 왕년에 황금송아지 안 가져 본 사람 없고 젊은 소싯적 황금마차 안타본 사람 없답니다.

우리 인간은 실리만 추구하다가 미혹에 빠져 일생을 헤매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이뤄지지 않을 명색만 찾다가 노쇠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명색이 지고한 어르신이기에 새해가 밝았으니 정심의 마음 밭에 지순한 씨앗을 뿌려 알찬 열매 거두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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