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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내 코로나19 상황 극복하려면 메르스 교훈 되새겨야

이승규 기자

이승규 기자

  • 승인 2020-02-23 15:07

신문게재 2020-02-24 23면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번지고 있는 감염병에 대한 정부와 보건당국의 대처는 확실히 욕 들을 만하다. 전국 단위로 이미 확산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아직은 그렇지 않다는 정부의 시각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 정부와 다를 바 없다. 국민의 요구와 곁들여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은 사후약방문보다 못하다. 지난 메르스 사태의 교훈은 새까맣게 잊은 지 오래인 듯한 모양새다.

최근 며칠 사이 하루에 수백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이미 전국 확산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는 사이 의심환자는 금세 1만 명이 넘을 추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중국 외 지역 국가로는 우리나라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우리의 대처는 기대 이하다. 보건시스템과 매뉴얼은 있으나 마나다. 자가격리조치는 그야말로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버젓이 돌아다녀도 제재할 수단과 방법도 없다. 심지어 의심증세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나온 의심환자가 자가격리조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식 도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에는 어처구니없다. 여기에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역학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진단검사가 필요한 경우라도 당사자가 거부하면 어쩔 도리가 없는 현실이고 보면 우리의 감염병 대처가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다.



코로나19가 전국적인 확산세로 접어들자 결국 정세균 국무총리는 엊그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겨내야 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정부의 신념이 요지다. 신념도 좋고 그동안 감염병 대처와 관련한 축적된 경험도 좋다. 전국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 상황이 경험만 믿고 어영부영하다 또 사후약방문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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