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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신문]장애인도 마을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나? 있다!

장애청년이 신나게 일하고 부모가 안심하는 삶의 터전을 만드는 ‘단비협동조합’
'단비 1호 사업장[단비 방앗간]'

김소희 기자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10-14 15:54

신문게재 2020-10-15 11면

장애인도
장애인도 마을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김석겸 명예기자) 관련사진
장애인이 마을 안에서 스스로 자립하여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장애인의 청소년기는 부모도 젊어서 비교적 많은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 20대 30대 40대가 되면서 부모도 늙는다. 지원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성인이 된 장애인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곳도 줄어든다는 것도 문제다. 이런 환경에 장애인은 점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사회와는 멀어져 간다.

장애청소년합창단인 대전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의 '수시아합창단'에 참여하였던 부모님들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 아이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2016년부터 청년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대전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 직원들과 장애청소년 부모님들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20가정이 함께하였지만 일 년이 지나고 2017년 '단비협동조합'이 설립될 때는 7가정만이 함께하였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사명과 비전을 만드는 작업만도 6개월이 넘게 걸렸다.

'장애 청년이 신나게 일하고 부모가 안심하는 삶의 터전'

이 미션 아래 단비협동조합은 장애인이 마을 안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복지타운을 청사진으로 갖고 있다. 단비협동조합은 일종의 플랫폼이다. 협동조합에 함께할 장애인 시민을 모집하고 투자를 받는다. 투자된 자원으로 사업장을 늘려나가며 일할 곳을 늘린다. 사업장에 근무하는 장애청년들이 살 집을 마을 곳곳에 만들고 점점 확장해 가며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이것이 단비협동조합을 만든 이유이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1호 사업장인 '단비방앗간'을 시작했지만 안정적 판매가 자리 잡히지 않아 재정적으로 늘 어려움이 있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시작했지만, 시장에서는 사회적 약자라고 배려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살아남아야 하는 싸움에 버텨야 했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한 끝에 2018년 12월 고용노동부의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되어 단비의 성장에 희망을 더 키울 수 있게 되었다.

김현우 단비협동조합 조합장이자 대전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 사무총장은 "일할 수 있는 장애인은, 일할 환경이 주어진다면 마을에 혼자서도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아침에 출근하고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취미 여가 생활을 하는 우리 일상을 장애인들도 꿈꾸고, 그런 일상을 실현하려 단비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쉽지 않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 돈보다 사람이 모여야 한다. 많은 분이 함께하여 우리의 목표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당연시 여겼던 일상, 누군가에게는 꿈이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위해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이 함께한다면 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 단비협동조합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장애인이 마을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할 분'의 연락을 기다린다.
김석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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