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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1045)]산타클로스는 항상 실재 한다

원영미 기자

원영미 기자

  • 승인 2020-12-20 13:25

신문게재 2020-12-21 19면

염염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올해가 저물어 갑니다.

아쉬움과 서글픔도 있지만 무언가 설레임과 기다림도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크리스마스가 있지요.



나이가 드니, '나의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추억의 크리스마스'가 되었어요.

어린 시절, 시골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집을 돌면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부르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양말 안에 들어 있는 산타클로스 선물의 기쁨도 생생합니다.

교회 주일학교 교사시던 어머니는 꼬마들에게 산타클로스 얘기를 열심히 하셨기 때문에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해서 머리 맡 양말 안에 사탕과 연필을 꼭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착한 아이들에게만 굴뚝을 통해 선물을 나누어 주신다는 전설도 같이 들었지요.

한동안 산타클로스의 실재를 믿었고, 나중에 그 정체를 알게 되었을 때도 부모님들께는 아는 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산타클로스의 선물이 끊어지는 대형사고가 일어나니까요.

옛날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로부터 '야, 산타클로스는 모두 뻥이야'라는 말을 전해 들어 알게 되었는데, 요즘은 크리스마스 무렵 텔레비전 프로에서 산타클로스 선물 얘기가 등장 할 때마다 대담자 사이에서 폭로됨으로서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른 척 합니다.

선물을 주는 부모나 받는 아이들도 산타클로스의 부재를 알아도 굳이 확인하지 않지요. 그래서 산타클로스는 항상 실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심오한' 산타클로스 스토리를 통해 아이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일입니다.

세상에는 알면서도 속는 일이 많지요.

특히 연인이나 가족 사이에서 행해지는 선의의 거짓말은 웃픈 모습입니다.

칸트는 선의의 거짓말도 도덕적인 행위는 아니라고 했지만, 즐거운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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