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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人 칼럼] 새해 소망, 예술의 자리

서경동 극단 헤르메스 연출가

오희룡 기자

오희룡 기자

  • 승인 2021-01-13 15:36
  • 수정 2021-06-23 14:44

신문게재 2021-01-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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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동 극단 헤르메스 연출가
2020년 12월의 겨울은 모두에게 유난히 혹독했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또한 순탄치만은 않았다.

배우와 연출, 스텝들이 모여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자정을 넘기며 연습을 했다. 공연 날이 다가올 때쯤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더니 떡하니 서울은 2.5단계 지방은 2단계로 올라갔다.

이럴 수가 또 코로나다. 시기가 밀리고 밀리면서 버텨왔건만, 12월은 좀 잠잠해지겠지 하며 맹연습 중인 우리 팀 모두 절망했다. 그래도 공연은 올라간다. 코로나를 원망해 보기도 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며 공연을 준비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손을 잡고 기도를 한다. 우리의 예술이 관객과 마주할 수 있기를 ...



연말을 마무리하고 이제 2021년 소띠 해가 왔다.

새해를 맞이하여 아는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릴 가지게 됐다.

코로나 기세는 아직도 꺾길 줄 모르니 우린 커피숍이 아닌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코로나는 우리 생활을 한순간에 바꿔 놓았다. 코로나가 다 종식된다 해도 바이러스 발생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해보기도 한다.

시대는 바야흐로 '온택트' 시대가 왔다고 한다. 비대면을 가리키는 '언택트(Untact)와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방식을 말한다. 2020년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에 확산된 것으로 코로나 이전의 언택트는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 물건을 사고 파는 유통 부문 정도였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사회 전반에서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가 새로운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다.

즉, 온택트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머무르는 생활에 지친 이들이 온라인으로 외부와 연결, 각종 활동을 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고 한다.

연극을 하는 장소도 어김없이 '온택트' 시대가 왔다. 공연은 분명 좁은 장소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형식이지만, 요즘은 유튜브와 SNS에서 연극을 상영하기도 한다. 집 안에서도 야외에서도 손 안에 휴대폰만 있으면 관람이 가능해졌다. 관객이 연극을 경험하려고 오밀조밀 모여 있을 필요는 없다. 관객은 수동적 관찰자이다.

하지만 예술은 눈과 귀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과 교감되어 치유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숨소리를 죽이고 배우의 대사를 들으면 느껴지는 그들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방울과 호흡 소리들, 행동과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파편들. 그것들이 어우러져 배우와 교감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강력한 힘. 그건 영상이 아닌 실제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고 그건 관찰자인 관객을 참여자로 만든다.

올해 우리의 무대는 안전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다시금 공연 준비를 한다. 연극이 영상 매체와 가까이 갈 수 있고 관객이 좀 더 편하게 공연을 관람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다.

하지만 연극의 3요소 ? 배우, 희곡, 관객이 아니던가?

새해에 연극인들 뿐 아니라 예술을 만드는 모두가 관객과 호흡하고 보이며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올해의 소망이란 다른 것일 수가 없다.

예술의 자리 그곳에 관객과 함께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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