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비급여 진료, 잘 알고 이용하시나요?

공진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장

신가람 기자

신가람 기자

  • 승인 2021-01-19 08:35
공진선 심평원대전지원장
공진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장
영국발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 때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 소속 의사와 간호사가 영광스럽게 입장했고 영국민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영국 국민이어서 자랑스럽다'라고 느끼게 해준 기관 중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영국군, 올림픽대표팀, 영국왕실, BBC 방송국을 제치고 조사대상자의 45%가 NHS를 선택했다.

영국이 추구하는 가치는 국민에게 보편적 의료보장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가 국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건강보험 혜택을 보장하려는 가치와도 상통한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우리 국민은 건강보험 제도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을까? 보건복지부의 수많은 정책에 대해 관심은 가질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라는 기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아프면 달려가는 병원과 의료진을 전적으로 신뢰를 할까?



며칠 전 화가 난 민원인 때문에 진땀을 뺐다. 우리 직원이 충분한 설명을 했지만, 민원인은 무조건 지원장을 바꾸라고 했다. 30여 분 통화했지만, 민원인의 화는 쉽게 풀리지 않았고 먼저 진료를 담당한 의사를 비난했다. 초음파검사비의 비급여 부담에 대해 전혀 설명을 듣지 못한 데다 통증도 가시지 않아 더 화가 난다고 했다. 들어보니 문제의 발단은 비싼 비급여비용이었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 건강보험 달성을 늘 자랑하지만, 병원 진료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OECD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료이용은 해마다 증가해 2017년 기준, 국민 1인당 입원일수는 일본 다음으로 길고(18.5일), 외래 이용은 세계 최다(16.6회) 수준이다.

건강보험 혜택 수준을 나타내는 건강보험 보장률은 64.2%(2019년)로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이는 비급여비용이 계속 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심평원은 전국 7만여 개소 의료기관의 진료비를 심사한다. 진료비에 대한 민원도 매년 늘어나는데 '요양급여확인신청'이 작년 한 해 2만6000여 건, 그중 환급 건은 24% 정도다.

영국 NHS처럼 국민에게 인정받는 기관이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심평원은 국민의 의료이용을 돕기 위해 비급여에 대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심평원 홈페이지에 있는 '요양급여비용 확인서비스'이다. 혹시 민원 접수 후 진료 의사를 대하기가 꺼려진다면 미리 확인해보는 '비급여진료비 확인 자가점검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또 비급여 진료비에 대해 매년 의료기관별로 가격을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예방접종, 치과 충전, 하지정맥류 수술 등 108개 항목이 올해에 추가돼 총 615개 항목이다.

병원급에 이어 금년 6월부터 동네 의원도 공개대상에 포함된다. 비급여 진료 전 환자에게 제공항목과 가격에 대해 사전 설명은 올해 1월부터 의무화됐다.

정보의 홍수 속에 현명한 소비를 위한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물건을 사더라도 인터넷 댓글을 꼼꼼히 살피고 가격 비교도 해본다. 하물며 나와 소중한 가족의 건강을 맡겨야 하는 진료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믿을만한 의료기관으로 잘 선택해야 한다.

아이 손을 잡고 예방접종을 하러 가기 전에 부모님 생신 선물로 건강검진을 예약하기 전에, 충치 치료를 앞두고, 미리 정보를 검색해 보면 최적의 의료선택이 가능하다.

국민을 위한 보장성 강화 정책은 새해에도 꾸준히 진행될 것이다. 가격과 의료 질 모두, 국민에게 중요한 선택이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최고의 선택을 돕는 것이 심평원의 역할이다. 언젠가는 영국의 NHS처럼 국민의 기립박수를 받는 건강보험 제도가 되기를 희망한다.

/공진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