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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요양원 집단감염 '신속항원검사 키트' N차 감염 막았다

요양원 자체로 구비한 키트 활용해 유증상자 양성 확인돼
이후 종사자와 입소자 대상 전수검사 통해 18명 확진받아
백신 접종 시기 다르지만 3주 이전 접종자는 모두 '음성'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21-04-30 13:45
  • 수정 2021-04-30 18:01
29일 밤 발생한 대전의 한 요양원 집단감염은 의사 지도 하에 사용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활용해 요양원에서 지역으로 N차 감염까지 이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차단한 긍정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원은 상주 의사가 없어 시 지원의 키트를 받지 못했다. 대신 요양원 자체에서 키트를 구입했고, 이를 통해 유증상자 가운데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으며 요양원 내 종사자와 입소자 전원 전수조사로 이어진 케이스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30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서 "현재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개인진단용과는 다른 키트다. 대전에서 신속항원 키트로 집단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없었지만, 요양원 감염을 보면 신속한 대응과 절차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원 집단감염의 경우 고령층 감염비율이 매우 높다. 확진자 18명 가운데 종사자만 60대고, 입소자는 70대부터 90대까지 고령층에 속한다. 70대는 2명, 80대는 8명, 90대는 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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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모의훈련 모습. 사진=대전시
지난 밤 확진 결과에 대전시 신속대응팀은 요양병원 내 역학조사와 함께 음성자를 원내에서 분리 수용했다. 확진자들은 오늘 중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고, 음성자는 요양원 내 12개 실에서 분산돼서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쳤다. 종사자 가운데 밀접접촉자는 자가격리되고, 밀접으로 분류되지 않은 종사자는 남은 입소자를 관리하고, 만약 인원이 부족하다면 대전사회서비스원에서 요양보호사를 지원해 케어 할 계획도 세워뒀다.

정해교 국장은 "요양원 특성상 외부 침입이 없었다면 감염될 수가 없다. 1646번 지표환자의 경로를 살펴보면 4월 14일 서울 중량구 확진자와 접촉했고, 18일 응급상황으로 입소한 가족을 면회했다. 면회를 위해서는 PCR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 당시 감염이 돼 있었다 하더라도 양성 반응이 나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1일 1646번이 서울 확진자 접촉자로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우리가 분석하기로는 같은 요양원 내에서 이미 감염된 사례가 있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 감염된 분들이 어르신이고 기저질환이 있어 통제가 덜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양시설 종사자는 일주일마다 한 번씩 의무로 PCR 검사를 받는다. 집단감염이 나온 요양원도 21일과 27일 검사에서 모두 음성을 받았다. 확진된 종사자 1명은 25~26일은 잠복기였기 때문에 27일 검사에서는 음성, 29일에는 양성이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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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원이 신속항원검사에 사용한 의사진단용 키트.
확진 사례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대전시는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있다고 봤다.

정 국장은 "종사자는 28명 가운데 26명이 접종했고, 입소자는 38명 중 17명이 접종했는데 시기가 모두 다르다. 종사자는 2월 26일 17명, 3월 23일 2명, 4월 13일 7명이 접종했다. 입소자는 4월 13일 일괄 접종했다. 확진자 가운데 2월 26일과 3월 23일 접종자는 모두 음성이고, 4월 13일 접종자는 7명 중 1명이 양성, 입소자는 17명 중 6명이 어제 나온 확진자다. 나머지 접종하지 않은 21명 중 11명이 확진됐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백신 접종은 일반적으로 접종 후 3주 후 면역이 형성되는데, 이 요양원의 경우 3주 이상 된 접종자만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밀접도나 접촉력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백신이 어느 정도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대전시는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가족 비대면 면회가 시작되면서 신속항원진단 키트와 보호구를 일괄 제공한 바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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