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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갭투자 주의보

자금자달 계획서 64.2%가 갭투자
국회 이전 등 부동산 호재 가득... 전세값 상승 부추겨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1-05-10 16:33

신문게재 2021-05-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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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DB
국회 세종 이전 가시화 등 호재로 집값 과열 양상이 두드러진 세종시에 갭투자 주의보가 발령됐다.

9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에서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는 120건으로 이중 77건(64.2%)이 갭투자 거래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의 갭투자 비율은 16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았다. 올해 1월 48.0%, 2월 13.0%, 3월 38.5%였다. 지난달 서울의 갭투자 비율도 50%를 넘겼다.

갭투자는 자금조달계획서 상 보증금 승계 금액이 있으면서 입주계획서에는 임대가 목적인 주택 거래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 시행 이후 9개월 간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20% 이상 올랐다. 문재인 정부 출범(2017년 5월) 이후 3년 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5%)보다 4배 이상 급등한 것.

세종시 아파트는 지난해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각각 60.60%, 44.93%(부동산원 통계 기준) 올라 전세와 매매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물량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임대차법이 시행되자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이 행사된 거래 이외의 신규 계약의 경우 거래 금액이 주변 시세보다 급격히 올랐다. 정부의 대출규제와 매매가가 급상승한 것도 전세값 상승을 부추겼다. 국회 세종 이전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등 행정수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세종 부동산 시장의 가치가 급등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지속적으로 전세가격 상승이 갭투자 열풍을 불러 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세종시 한 공인중개사는 "세종은 그동안 매매가에 비해 전세 가격이 낮은 편이었지만,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세 가격도 따라서 크게 올랐다"면서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 갭투자 비율이 높아지고 결국 외지 투기 세력이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임대차 3법 이후 신규 거래 시 전세 가격이 이전보다 월등히 높아져 시장에서 혼란을 겪기도 했다. 현재는 오른 전세값이 내려가지 않고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세종은 부동산 상승 호재가 많은 지역으로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있는 만큼 갭투자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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