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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청년주택] 곰팡이·얼룩, 악취에 월세·옵션 정보 미제공… 대전도시공사 총체적 부실

지난 3년 간 입주자들, 위치만 보고 신청한 격
살지도 않은 기간 월세 납부 요청하기도
도시공사 "홈페이지 등 전면 개편하겠다" 사과

신가람 기자

신가람 기자

  • 승인 2021-09-01 19:00

신문게재 2021-09-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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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탄방동의 청년매입임대주택이 한 눈에 봐도 부실한 옵션과 내부마저 너저분해 현 운영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사진=제보자
곰팡이와 얼룩, 쾨쾨한 냄새, 낡은 가구, 쓰레기에 이어 허술한 관리와 부실한 운영까지.<8월 31일자 5면 보도>

대전도시공사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청년 매입주택이 총체적인 부실로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20∼30대의 청년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강점이 있는 청년 매입주택이 대전시의 무관심과 대전도시공사 무책임 때문에 청년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장기간 방치하면서 곰팡이와 얼룩 등 허술한 위생 관리에 이어 이번에는 가격과 옵션 등 주택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여기에 입주도 하지 않았는데 월세와 관리비를 납부하라고 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태가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도시공사는 국토교통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2018년부터 지역의 주택을 매입해 청년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해왔다. 2018년에는 호당 평균 매입비용 7100만 원씩을 들여 중구 문화동과 서구 가장동에 29호를 매입했다. 2019년에는 평균 9400만 원으로 서구 용문동과 유성구 덕명동 29호를 샀다. 2020년에도 호당 평균 6677만 원을 들여 대덕구 오정동과 서구 탄방동, 동구 용전동 등 47호를 매입했고, 올해도 50호를 살 계획이다.

특히 2020년까지 총 105호의 주택을 매입했지만, 공실 호수는 중구 문화동 10호, 동구 용전동 14호 등을 포함해 총 66호가 비어있는 상황이다.

대전도시공사가 매년 매입 임대주택 호수를 늘리며 사업은 확대하고 있지만, 1년에 1회만 모집공고를 하다 보니 신청자가 없는 집은 1년 동안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겉만 멀쩡하지 내부는 썩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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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공사가 진행하는 청년매입임대주택사업의 원룸 내부(대덕구 오정동)가 가구마다 곰팡이로 가득차 있다. 사진=제보자
게다가 사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청년들은 옵션이나 월세 등을 모른 채 위치만 보고 1 또는 2지망을 선택하는 실정이다. 선택하는 과정에서 직접 집을 갈 수도 없는데, 집에 뭐가 있고 월세가 얼마인지도 알 수 없다. 말 그대로 ‘복불복’이다.

대학생 A 씨는 "공사 직원과 동행하면서 월세나 옵션 등 기본정보를 찾아달라고 휴대폰을 건넸지만, 직원이 '아 없네요'라며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며 "LH나 부동산 어플만 보더라도 원룸 사진이나 옵션 여부는 기본인데, 심지어 월세 여부도 없다는 건 우리보고 위치만 보고 살라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회 초년생인 B 씨는 “입주 계약을 10일에 하기로 하고 도시공사 위탁업체와 주택 하자를 점검하는 날짜를 3일로 조율했는데, 도시공사 측이 10일에 입주해도 3일에 주택 점검을 하니 그때부터 월세와 관리비를 산정해야 한다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살지도 않는데 돈부터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과 관련, 장시득 대전도시공사 사업부사장은 "입주자들에게 끼쳤던 미흡한 대응을 포함해 기본적인 실수까지 전부 과오가 커 죄송하다"며 "옵션과 월세 여부에 대해 곧바로 공지할 수 있는 홈페이지 개편 대책과 위탁업체인 주택관리업체의 철저한 대응 교육을 통해 모든 점을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소희·신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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