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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건강법] 9988234

이영호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1-11-21 10:47
  • 수정 2021-11-22 05:49

신문게재 2021-11-22 10면

이영호 교수(수정완료)
충남대 이영호 교수
'9988234'는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 2일 앓고 3일 만에 세상을 떠난다(4)는 의미를 숫자로 표시한 것이다. 최근 들어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 오래 살기는 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는 우리의 소망을 표현한 것이다. 반대로 '8899234'는 88세까지 구구(99)하게 살다가 2~3년 더 앓다 세상을 떠난다는 의미로서 우리가 피하고 싶은 삶일 것이다.

최근 들어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났지만 오히려 건강수명이 줄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건강에 더욱더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즉 장수시대에 건강하지 않게 오래 사는 것은 비극이다. 우선 건강해야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

건강수명이 늘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생활습관을 고치려면 먼저 이에 대한 동기(절실함)가 있어야 하며, 강한 의지력보다는 생활습관이 자동화되어 정착되도록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9988234'를 위해서는 식사가 중요하다. 인간은 해부생리학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데 알맞게 되어 있다. 우리가 육식을 많이 하게 되면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통곡류(20~30%), 채소(30%), 과일(10~20%), 건강한 단백질(20~30%)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9988234'를 위한 지름길이다. 또한 건열조리는 최종당화산물이라는 유해물질과 발암물질을 발생하기 때문에 습열조리를 해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삼겹살은 구워 먹기보다 수육으로 먹는 것이 좋다.

'9988234'를 위해서는 운동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근력운동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무병장수를 위해서는 유산소운동 뿐 만 아니라 근력운동도 꼭 필요하다. 건강을 위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최고의 운동은 걷기이다. 무작정 걷기보다는 효율적인 걷기 방법으로 걷는다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근력운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근육비대의 원리와 반복최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 원리를 알면 헬스 트레이너의 도움 없이도 효율적으로 근력운동을 할 수 있다.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근육 같은 큰 근육운동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대표적인 운동 방법이 '스쿼트'이다. 근육의 크기는 작지만 제2의 심장이라고 하는 종아리근육을 위한 '뒤꿈치들기' 운동이 있으며,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코어근육을 위한 '플랭크' 운동 등이 있다,

성공적인 운동전략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매일 단 몇 분이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밖에도 성공적인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성취감이나 보상이 돌아옴을 느끼도록 해야 하고, 일상생활에서 운동할 상황과 습관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노력을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선 건강의 정의를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 상태'라고 규정하였다. 본 지면의 '도시인의 건강법' 칼럼에서는 주로 신체적인 건강을 다루었다. 명상을 통하여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등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고립을 탈피하여 원만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등 사회적 건강까지 잘 이루어질 때 비로소 '9988234'에 다가설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1)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오히려 건강수명이 줄어든 시대에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사진=이영호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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