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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2027 하계 U대회, 문체부 또다시 충청권 홀대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송익준 기자

송익준 기자

  • 승인 2023-06-0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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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현 교수
세계 대학생들의 종합체육대회가 2027년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4개 시·도의 충청권에서 개최된다. 충청권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국제스포츠대회가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더불어 세계 주요 국제대회로 평가되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유치한 것이다. 충청권 4개 시·도는 대회 관련 체육시설의 인프라를 공유하고 저비용·고효율의 모범적인 대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를 통해 그동안 낙후되었던 충청권의 스포츠 인프라를 정비하고 국제적 인지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던 대회 준비의 첫 단추인 조직위원회의 출발부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방관과 비협조로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3월 24일 충청권 4개 시·도는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World University Games) 조직위원회(조직위)를 가동했다. 이번 창립총회는 충청권(대전, 세종, 충남, 충북) 시·도지사와 시·도의회 의장,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지역구 국회의원, 체육계와 사회단체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회 유치 경과보고, 주요안건 심의, 축하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조직위 위원장은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직제순에 따라 이장우 대전시장이 초대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조직위는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FISU 규정(유치확정 후 6개월 이내 조직위 설립)에 맞춰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자 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가 지난 2021년 6월 4개 시·도 단체장과 체결한 협약서에 "개최도시로 확정되면 대한체육회와 협의하여 조직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명시된 조항을 근거로 "협의되지 않은 사무총장의 선임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충청권 4개 시·도에 이의를 제기했다. 충청권 4개 시·도 단체장들은 대한체육회와의 협상 끝에 상근 부위원장이 사무총장 업무까지 맡기로 합의해 위촉장까지 수여한 윤강로 사무총장에게 해촉을 알렸다. 그렇게 사태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대로 진행될 줄 알았던 조직위 구성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반대로 또다시 갈등이 시작됐다. 문체부는 이미 위촉장까지 수여한 마당에 특별한 이유 없이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원안대로 상근 부위원장과 상근 사무총장 2인 체제를 유지할 것을 충청권 4개 시·도에 요청하고 있다.

문제는 유치확정 후 6개월 이내에 조직위를 설립해야 한다는 FISU 규정에서 발생했다. 조직위 설립 최초 종료 일자는 올해 5월 11일까지였는데 이를 지키지 못해 20일 연장을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서 연기해준 날짜기 5월 31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나가 버렸다.

조직위 설립 마감 시한을 넘긴 대한민국의 국제적 스포츠 신뢰도와 이미 추락했으며 이것이 조속히 봉합이 안 되면 성공적 대회 개최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대회 개최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불안이 발생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대립하는 동안 4개 시·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처분만 기다리며 쩔쩔매고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충청권 4개 시·도가 고스란히 다 떠안아야 하는 형국에 처했다.

대한체육회는 6월 5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대한체육회 이사, 시·도체육회장, 국가대표 지도자를 비롯한 100여 명이 참석해 조직위 구성과 관련한 대규모 연석회의를 갖고 강경한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는 방침이고, 문체부는 원안을 고수하며 절대로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방관자적 입장만 주장하면서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이번 사태로 모처럼 마련한 충청권 4개 시·도 국제스포츠대회 개최에 무책임한 행정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560만 충청인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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