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솔산서 동굴과 수직갱도 발견… 일제강점기~1970년 사이 추정

도솔터널 하단 골짜기에 동굴입구 1곳
산 중턱에 수직갱도 추정 3곳 '일렬로'
1970년 항공사진에 이미 완성모습 포착
광해광업공단 광업원부에서도 기록 없어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4-08-25 16:49

신문게재 2024-08-26 1면

동굴사진 완성
대전 서구 도솔산에서 발견된 수직갱도 추정시설(왼쪽)과 미완성 입구(오른쪽 위)와 도안호수교 하단 인공동굴 모습. (사진=임병안 기자)
<속보>대전 서구 도솔산에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수직 갱도 추정시설이 발견됐다. 더불어 인공 동굴도 함께 발견됐는데 수직갱도와 동굴이 한 장소에서 규모가 크고 원형이 보존 형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 사이 자원수탈 또는 개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8월 13일자 2면 등 보도>

25일 중도일보 탐사 결과 갑천 국가습지보호지역 인근의 도솔산과 월평공원의 입구가 열려 있는 인공 동굴 2곳과 수직 갱도로 추정되는 장소 3곳을 발견했다. 먼저, 첫 번째 인공동굴은 도솔터널의 도안호수교 하단에 입구가 있고 동굴은 북쪽 방향으로 뚫려 있다. 벽면과 천장이 깎여 있고 수평으로 안쪽 깊숙이 파고든 형태가 자연동굴은 아닌 게 확실해 보였고, 트럭 한 대가 들어갈 수 있음 직한 크기로 곧게 뻗어 있었다. 이번에 발견한 동굴은 중도일보가 2023년 8월 보도한 도솔산 동굴로부터 300m 떨어진 지점에 있는데, 이들 두 동굴은 내부 굴착 형태가 동일해 마치 쌍둥이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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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도솔산에서 발견된 세 번째 수직갱도 추정시설. 상당히 깊고 벽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홈을 판 흔적이 보인다. (사진=임병안 기자)
특히, 이번에 발견된 동굴 입구로부터 100m쯤 걸어서 올라가면 수직갱도로 추정되는 인공 조형물 3개가 50m 간격으로 조성된 현장을 마주하게 된다. 수출용 화물을 담는 컨테이너박스 하나가 쏙 들어갈 정도로 세로로 긴 직사각형 수직 갱도가 지상부터 지표면 아래까지 꽤 깊숙이 파고들었다. 정으로 바위를 쪼아 떼어낸 흔적이 남은 벽면에 역력했고, 계단식으로 점점 깊어져 가장 안쪽은 사람 키의 2~3배쯤 깊이로 파고든 형태다. 첫 번째 수직갱도로부터 50m 북쪽에 두 번째 수직갱도가 있고 또다시 50m 북쪽에 세 번째 갱도가 나온다. 이밖에 5m쯤 파고들다가 멈춘 직사각형의 동굴 입구를 비롯해 무너진 갱도 입구, 채굴한 돌을 쌓아 올린 석산, 두 눈과 코를 수직갱도 입구 바위에 새긴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만, 수직갱도가 등산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길을 놓친 등산객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이 우려됐다.

문헌조사를 통해 1970년 대전시 일원을 촬영한 항공사진에서 이곳에 수직갱도 3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그 전에 이미 개발을 마쳤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보문산에서 발견되는 동굴 대부분 사람과 트럭이 오갈 때 사용한 임도를 옛 사진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으나, 도솔산에서는 동굴과 수직갱도의 큰 규모와 달리 임도개설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다는 게 다른 점이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을 통해 도솔산과 월평공원 일원에서 지하자원 개발이 이뤄졌는지 과거 광업원부를 확인했으나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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