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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한밭대 글로컬 2년연속 탈락, 신뢰없는 통합추진 무리수

지역대표 국립대 글로컬 탈락 실망감
충남대 "한밭대와 통합논의 공식 종료"
대전권 4년제 대학 2년째 사업선정 전무

고미선 기자

고미선 기자

  • 승인 2024-08-28 17:46

신문게재 2024-08-29 3면

충남한밭
/충남대·한남대 제공
지역거점국립대인 충남대와 국립한밭대가 2년 연속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최종 탈락하며 지역사회에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대전지역 대학들의 부진 속 지역 홀대 여론과 함께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4 글로컬대학30 본지정' 결과에 충남대-한밭대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전보건대가 연합으로 선정됐지만 주관대학은 대구보건대다. 대전권 4년제 대학은 2년째 글로컬대학 배출에 실패하게 됐다.

통합을 전제로 2023년 1차 년도 글로컬 사업에 도전한 충남대-한밭대는 공동신청서 제출 과정부터 불협화음을 내며 예비지정조차 오르지 못했다. 이후 후폭풍을 겪었던 두 대학은 2차 년도인 올해 다시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 사업에 도전했다. 주관대학인 충남대는 전 총장 체제에서 사업 계획을 준비하고, 김정겸 총장이 취임 후 추진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일각서는 지난해 통합기반 공모로 고배를 마셨는데 올해 다시 '통합'카드를 든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대학 간 신뢰를 잃었음에도 국·시비 2500억 원의 재정지원을 포기하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충남대와 한밭대는 대전지역 국립대로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교명과 학과 통폐합, 캠퍼스 재배치 등에 대한 입장차는 첨예했다. 두 대학의 갈등은 올해 4월 예비지정 통과 후 더 깊어져 '통합무산 사업탈락'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역 대학가에선 본지정 심사 마지막 단계인 대면평가에 한밭대와 대전시 관계자 없이 충남대만 참석한 것을 두고 사업추진 의지가 없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대전시는 행정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한밭대는 당일 극적으로 합의문을 제출했지만, 대면심사 시작 전 도착하지 못해 평가에선 누락되는 해프닝을 보였다.

지역대 한 교수는 "두 국립대는 아직 혁신과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라며 "재정지원에 급급해 사업 선정 후 제대로 통합하지 못했다간 다시 예산을 뱉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글로컬대학 본지정에 들지 못하면서 두 대학은 통합논의 종료를 선언했다. 내년 각자 단독으로 글로컬 사업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이 좌초됨에 따라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도 종료한다"면서 "당초 계획한 비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내년 글로컬대학 사업에 재도전하고 라이즈(RISE) 사업비를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다양한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용준 한밭대 총장도 "충남대와의 통합논의는 종료됐음을 확인한다"라며 "앞으로 구성원 의견에 더욱 귀 기울이며 한밭대의 철저한 특성화에 기반한 글로컬대학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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