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행정
  • 대전

한화이글스 지역홀대 BI 유니폼에도 만연

창단 40주년 BI 지역정체성 실종
지역 유니폼 없는 유일구단 오명
친로컬 정책 KBO 他구단과 대조
"구장명 BI 등에 연고의식 새겨야"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5-01-14 16:49

신문게재 2025-01-15 1면

엠블러
한화 이글스 엠블러와 지역연고를 표시한 한국프로야구(KBO) 6개 구단 엠블러. 제공은 각 프로팀 홈페이지
<속보>="대전의 자존심 한화 이글스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신축구장에 '대전'명칭을 빼면서 지역홀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BI)에서도 지역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아 지역 홀대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관련보도 1월 13일자 1면·1월 14일자 1면>

한국프로야구(KBO) 타 구단이 아이덴티티(BI)에 '지역 연고' 각인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데 한화는 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2025시즌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 당시 한화 구단은 "이글스의 역동적 변화 의지를 담은 신규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유니폼을 제작했다"며 이날 구단 공식 채널(유튜브 이글스TV 인스타그램)을 통해 창단 40주년에 맞춰 2025 시즌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BI와 신규 유니폼 4종을 공개했다.

BI의 핵심 슬로건은 '라이드 더 스톰(RIDE THE STORM)'으로, BI와 유니폼 디자인에 폭풍을 뚫고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는 독수리의 모습을 형상화해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

독수리의 부리, 발톱, 깃털을 모티브로 개발된 전용 서체, 픽토그램, 패턴 등을 신축구장 공간 곳곳에 적용해 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온라인에서부터 오프라인까지 동일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다.

문제는 BI에 지역 정체성이 전혀 담겨 있지 않다는 점이다. 프로야구는 지역 연고를 근간으로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999년 우승은 물론 창단 이후 40년 희노애락을 함께 한 연고지에 대한 애정과 정체성을 담아야 한다는 요청은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한화는 BI에 그룹 이미지를 포장하는 주황색을 강조하면서 '불꽃', '비상', '투혼' 등 모그룹의 이미지를 담아내는 데 급급했다. 한화는 BI를 선포할 당시 "2025년 한화는 창단 40주년을 맞아 신규 BI 및 신축구장 런칭 등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장명칭에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사용될 BI에도 '대전'이라는 지역 정체성은 전혀 담지 않았다.

KBO 타 구단은 한화와 생각이 다르다.

13일 두산이 발표한 2025 시즌 새 BI와 유니폼 발표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엠블럼 상단에 구단명(두산), 하단에 연고지명(서울)을 배치한 것. 두산은 "원년팀과 수도팀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이는 두산 팬의 자부심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와 히어로즈도 연고지명을 BI(엠블럼)에 담고 있다. 수원에 연고를 가진 KT도 연고지명을 사용하고 있다. 비 수도권 팀 중에선 롯데와 NC가 BI(엠블럼)에 부산과 창원을 각각 삽입해 지역 정체성 확립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

반면 한화는 BI에 연고지를 표기하지 않아 대조적이다.

유니폼
한화 이글스를 제외한 9개 구단이 지역 연고를 표기해 만든 유니폼. 한화는 지역연고 유니폼이 없다. 사진 출처는 각 구단 스토어.
'대전'을 표기한 유니폼도 없는 유일한 구단이다. '충청'팬을 고려한 것이 이유라고 변명하지만, 광주, 대구, 부산, NC 등 비슷한 처지의 구단들은 모두 지역명을 표기한 유니폼이 있다.

한화 이글스 팬인 이병호 씨(44)는 "LG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서울의 자존심 LG트윈스'라는 문구가 있다는 '심장이 뭉클한 말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한화는 지역과 함께 해온 시간을 담아내지 않아 너무 하다 싶다. 지금이라도 BI나 구장 명에 '대전'의 사랑을 담을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