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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경기 어렵지만 환율 고려해야"

기준금리 인하 결정 붙잡는 드높은 환율
이 총재, "금통위원들 금리 인하 가능성 열어둬"

심효준 기자

심효준 기자

  • 승인 2025-01-16 17:17

신문게재 2025-01-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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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수준을 지난해 8월까지 13차례 연속 최장 기간 동결(연 3.50%)하다 10월부터 통화정책 방향을 완화 기조로 전환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경제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고환율이 발목을 잡았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보는 상황에서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될 경우 원화 가치가 하락해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이자율은 경기뿐 아니라 워낙 여러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영향을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의 가장 큰 이유로 불안정한 원·달러 환율을 지목했다. 그는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환율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라든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환율이 30원 정도 펀더멘털에 비해 더 오른 걸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환율이 만일 1470원대로 오른 채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저희가 예측했던 1.9%보다 0.15%포인트 올라 2.05%가 될 것"이라며 "물가 걱정이 크다. (지난해 10월과 11월의)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도 지켜볼 겸 숨 고르기를 하면서 정세에 따라 판단하는 게 더 신중하고 바람직한 거 아닌가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저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이내에 현재 연 3.0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안 좋기 때문에 단기적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외 경제 여건을 확인한 이후에는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에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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