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절의 기원은 도교 사상에서 출발한다. 도교에서는 하늘, 땅, 물을 다스리는 세신인 '삼관'을 숭배하며, 음력 10월 15일은 물을 주관하는 수관의 생일로 알려져 있다. 『중국풍속기록』에 따르면, 하원절에는 수궁이 재난을 구제하는 날로 여겨져 일부 사람들은 채식을 하고 경전을 암송했다. 송나라 문헌 『몽량록』도 "10월 보름이면 사찰과 도관에서 제단을 세우고 재난을 덜어주고 죽은 이를 위해 기도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원절의 풍습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음식문화로 이어졌다. 베이징에서는 팥소를 넣어 만든 '두니구두오'를 먹었고, 간쑤지방에서는 삼씨와 두부를 넣어 만든 찐빵을 특별한 제물로 올렸다. 남부지방에서는 "아침에는 찹쌀떡을 먹고 저녁에는 생선을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음식준비가 풍성했다. 명절을 앞두고 집집마다 떡과 참깨빵을 만들어 친척과 이웃에게 나눠주는 풍경도 흔했다.
하원절은 조상숭배의 중요한 날이기도 하다. 중국 농경사회에서는 음력 10월 15일을 한 해의 마지막 중추절로 여기며, 이날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풍습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금은꾸러미'를 만들어 조상께 태워 보내는 전통도 있었는데, 이는 고인을 향한 기억과 존경을 표현하는 상징적 행위였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하원절은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상원절의 등불축제나 중원절의 유령축제와 달리, 하원절은 민속행사로서 자리 잡았던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하원절이 지닌 '재앙을 막고 복을 비는 마음', '조상에 대한 감사와 기억'이라는 정신만은 오랜 세월을 지나 여전히 전통 속에 남아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맞닿아 있는 이 명절은 삶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며, 내년을 새롭게 준비하던 선조들의 마음이 담긴 날이다. 잊혀져 가는 하원절 속에는 전통을 잇고 삶을 기원하던 고대인의 정서가 여전히 조용히 흐르고 있다.
한영란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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