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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펭 바라코(Kapeng Barako) 커피는 필리핀 바탕가스와 카비테 지역에서 재배되는 리베리카(Liberica) 품종 커피로, 필리핀 커피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세기 초 커피가 처음 도입된 이후 바탕가스는 재배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바라코'라는 이름은 필리핀어로 '강인한 남성'을 뜻한다. 이름처럼 이 커피는 힘 있고 독특한 풍미를 담고 있다.
바라코 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첫 모금부터 느껴지는 강렬한 쓴맛과 스모키한 향이다. 아니스(aniseed, 팔각)와 유사한 향이 입안에 오래 남아 단순한 커피가 아닌 겨울의 불꽃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 차가운 공기와 대비되는 이 강렬한 풍미는 추운 날씨에 더욱 빛을 발하며, 설탕이나 꿀을 약간 곁들이면 쓴맛이 부드럽게 풀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겨울 음료로 변신한다.
전통적으로는 진하게 내려 그대로 마시며 강렬한 풍미를 즐기고, 겨울철에는 설탕이나 꿀을 곁들여 따뜻한 디저트와 함께 즐기면 추운 날씨와 잘 어울린다. 현대적으로는 에스프레소, 드립, 프렌치프레스 등 다양한 추출법으로 즐길 수 있으며, 초콜릿이나 고소한 빵류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카펭 바라코(Kapeng Barako)는 현재 위기에 놓여 있다. 나무가 크고 관리가 어려워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멸종 위기 품종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에서는 지역 정체성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커피로 여겨지고 있으며, 국제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에서 운영하는 맛의 방주(Ark of Taste) 목록에도 올라있다. 전문가들은 한 잔의 바라코 커피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문화적 유산을 지키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혹한의 겨울, 깊고 강렬한 풍미 속에서 위로와 에너지를 찾고 싶다면 카펭 바라코(Kapeng Barako)는 그 자체로 특별한 한 잔이 될 것이다.
김크리스티나에프 명예기자(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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