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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어촌 기본소득', 국비 대폭 확대해야

  • 승인 2025-12-16 17:05

신문게재 2025-12-17 19면

충남도의 예산 분담 문제가 불거지면서 난항을 겪었던 청양군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 충남도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의 도비 부담을 10%에서 30%로 높여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도가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 정부가 지방비 분담 비율 60% 중 도비 30%를 의무 부담해야 국비를 지원하겠다는 지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시범사업 공모 당시 자율조정 사항이었던 지방비 분담률을 정부가 강제한 것이다.

김태흠 지사는 "청양군민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이번에 도비 지원을 결정했다"면서도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현금성 지원으로 포퓰리즘 정책에 해당하고, 지자체 간 갈등을 유발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청양군은 도비 30% 부담 결정으로 한시름 놓게 됐다. 도비 지원이 확대되며 사업 재원 구조는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로 재편됐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내년부터 2년간 선정 지역 주민 1인당 매달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농림식품부는 10월 청양군 등 전국 7곳에 이어 이달 초 옥천군 등 3곳을 추가 선정했다. 문제는 과도한 지방비 부담에 있다.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을 살린다는 취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과도한 지방비 부담으로 가뜩이나 열악한 지자체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정책의 지속 가능 여부와 인구가 감소하는 여타 시군과의 형평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느냐다. 시범사업 지자체가 결정된 후 해당 지역 인구가 수백 명에서 수천 명씩 급증하면서 지원금을 노린 '위장전입'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선의를 가진 정책이라도 부작용을 막을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할 첫 번째 관건은 국비 부담률을 대폭 확대하는 일이다. 생색은 정부가 내고, 지방은 과도한 부담에 재정 악화를 고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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