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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강창신 교수 |
▲심정지의 현실과 도전
병원 밖에서 발생하는 심정지(OHCA)의 세계 평균 생존율은 약 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에서도 20%대에 불과하다. 이는 심정지 환자의 치료가 단순히 심장을 되살리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자발순환회복(ROSC) 이후 재관류 과정에서 추가 손상이 발생한다. 또한 자발순환회복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혈액이 뇌로 다시 흐르며 재관류성 이차성 뇌 손상이 발생하며 경우에 따라 예후가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자는 기억력 저하나 감정 장애부터 운동 기능 상실, 식물인간 상태, 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심정지 치료의 핵심은 심장을 살리는 것과 동시에 뇌 손상을 최소화하고 보존하는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정지 후 치료는 자발순환회복 이후 뇌 손상을 최소화하고 장기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도와 호흡 관리를 통해 적정 동맥압 산소 및 이산화탄소 분압을 유지하고 적절한 환자의 자세를 유지하여, 뇌 내압, 평균동맥압, 및 뇌 혈류량 등을 조절하는 뇌의 자가조절 기전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또한, 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뇌의 대사를 억제하는 체온조절치료를 72시간 동안 시행하여 뇌 손상을 유발하는 발열을 엄격히 통제한다. 다장기 기능 관리 측면에서 뇌부종, 급성신손상, 간 및 호흡기 이상에 대한 보조적 치료가 중요하며 감염 예방, 조기 영양 공급, 집중치료실 관리가 동반된다.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치료와 예후 예측 및 회복
심근경색은 심정지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이므로 조기 관상동맥 조영술과 중재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심정지 후 증후군 환자에서는 근간대성 경련이 흔히 나타나며 이는 뇌 손상을 시사하는 중요한 임상적 신호이므로, 지속적인 뇌파 감시를 통한 신경학적 예후 평가와 항경련 치료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뇌 자기공명영상이나 신경학적 바이오마커와 같은 정밀한 방법을 활용하여 뇌 손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다학제적 접근은 심정지를 겪은 환자의 장기적인 신경학적 예후와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환자와 가족, 그리고 의료진의 희망
심정지 환자의 치료는 단일 의료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응급실 의료진뿐 아니라 심장내과, 중환자실, 신경과 등 다양한 전문 진료과가 협력해 통합 치료를 제공한다. 치료의 결과는 환자와 가족에게는 새로운 삶을 의미하며, 의료진에게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기여와 헌신으로 다가오고 결실을 맺는다. 심정지는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게 닥칠 수 있는 응급상황이다. 그러나 심폐소생술의 신속한 시행, 자발순환 회복 이후 전문적인 심정지 후 치료, 뇌 손상 최소화를 위한 다학제적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환자는 다시 건강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강창신 교수는 "응급의학과는 앞으로도 최신 지견과 의료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도움말=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강찬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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