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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경운동연합 "준설된 갑천 겨울철새 46% 급감" 주장

3년간 겨울철새 모니터링 조사결과 발표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5-12-30 17:11

신문게재 2025-12-31 6면

알락오리
우리나라 하천에 9월 말부터 겨울철 찾아오는 철새 알락오리가 대전 하천에서 휴식을 갖고 있다. 최근 겨울철새 개체수가 급감했는데 하천 준설 영향으로 여겨진다.  (사진=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갑천에서 진행한 겨울철새 모니터링 조사 결과, 갑천의 겨울철새 종수와 개체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는데 하천 준설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전에서는 2023년 40억 원, 2024년 192억 원을 투입해 갑천을 비롯해 대전천과 유등천에서 준설을 시행했으며, 이 가운데 갑천 겨울철새 조사 구간에 포함된 지역에서도 약 20만 톤 이상의 준설이 이뤄졌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대덕대교에서 금강 합류 지점까지 13㎞에 이르는 갑천 구간을 대상으로 매년 12월, 조사자는 한쪽 제방을 따라 이동하며 관찰 가능한 모든 조류를 기록하는 단안 전수조사 방식으로 겨울철새의 서식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갑천에서 확인된 겨울철새는 2023년 68종 4149개체에서 2024년 63종 3876개체로 감소했으며 2025년에는 59종 2204개체로 더욱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사이 종수와 개체수가 모두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고 특히 개체수는 2023년 대비 2025년에 46.87% 급감했다.

물새류의 감소는 더욱 뚜렷했다. 물새 전체 개체수는 2023년 2713개체에서 2024년 2451개체로 줄어든 뒤, 2025년에는 1370개체까지 감소했다. 수면 위에서 먹이를 섭취하는 수면성 오리는 같은 기간 2074개체에서 936개체로 54.86%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잠수성 오리 역시 248개체에서 121개체로 51.20% 줄어드는 등, 갑천을 이용하는 물새 전반에서 큰 폭의 감소가 확인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사무처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대전시가 추진해 온 대규모 하천 준설이 갑천의 겨울철새와 하천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라며 "준설 정책은 생물다양성 감소라는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환경 훼손을 넘어 공공 자산인 하천을 훼손한 행정 책임의 문제"라며 홍수 대응 정책을 준설 중심에서 범람원 보전, 유속 회복, 자연성 회복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을 요구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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